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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경기' 김성근 감독, 영광과 시련의 역사 [XP 인사이드]

기사입력 2016.05.24 07:00 / 기사수정 2016.05.23 16:0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kt wiz의 경기는 김성근 감독(74)에게 의미있는 날이었다. 

감독으로서 맞는 2500번째 경기였기 때문이다. 이달초 갑작스러운 허리 디스크 수술로 보름가량 팀을 떠나면서 건강으로 인한 시즌 전 경기 출장 실패라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으나, 조금 미뤄졌을 뿐 여전히 2500경기라는 숫자의 무게는 무겁다.

얼추 계산을 해봐도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2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야만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우리는 보통 경기수 자체 보다 승리, 승률에 더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과 비교했을 때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이 험난한 정글 속에서 팀을 이끌만한 인물로 추대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통 젊은 감독들도 "감독 1~2년 하면서 부쩍 늙은 것 같다"며 속내가 담긴 농담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가치다.

역대 프로야구 역사에서 김성근 감독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한 감독은 단 한명 뿐이다. 해태 타이거즈의 역사를 만들었던 김응룡 전 감독이다. 김응룡 감독은 통산 2935경기로 김성근 감독보다 400경기 이상 앞서있다. 

◆ 재일동포 출신 실업야구 선수. 한국프로야구 감독으로

1942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야구 선수 김성근은 60년대 실업야구 선수 시절을 거쳐 69년 은퇴 후 일찍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당시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였다.

마산상고와 기업은행, 충암고, 신일고에서 감독으로 아마추어 선수들을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은 당시 한국에서 일어난 고교야구 열풍과도 맞물리며 유명세를 탔다. 그리고 1982년 프로야구가 탄생하면서 원년 구단인 OB 베어스의 투수 코치로 코칭스태프에 합류했고, 1984년 김영덕 감독에 이어 OB 베어스의 2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프로 첫 감독 부임이었다. 

김성근 감독 첫승은 OB 베어스의 1984년도 개막전으로 흘러간다. 당시 신인이었던 김진욱(현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이 개막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7⅔이닝 2실점 승리 투수가 되면서 김성근 감독에게도 첫승을 선물한다. 

88년까지 5시즌 동안 OB를 이끌었던 김성근 감독은 최종 순위 3위-4위-4위-4위-5위를 기록했다. 88시즌 후기리그 5위에 그쳤고,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에 실패하자 OB는 김성근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 '승리 청부사' 김성근의 역사

김성근 감독은 89년부터 팀을 옮기며 자신의 야구 철학을 펼쳤다. 하위권 팀이었던 태평양과 쌍방울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김성근 감독은 태평양-삼성-쌍방울까지 3개의 팀에서 90년대를 보냈다. 소속이 없는 야인 기간은 93년~95년 뿐이었다. 쌍방울이 96년 시즌을 앞두고 김성근 감독 체제를 선택했고, 쌍방울에 몸담았던 4시즌 동안 두차례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두차례 모두 한국시리즈 진출은 실패했으나 '꼴찌팀' 이미지가 강했던 쌍방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기다.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1999년 7월 15일 쌍방울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2001년 LG 감독 대행을 거쳐 2002년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른바 '데이터 야구'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야구는 2000년대에 꽃을 피웠다. 94년 돌풍을 일으켰던 LG가 잠잠했던 2002년 당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다. 비록 삼성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당시 삼성과의 명승부를 펼친 이후 '야구의 신(야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김성근식 야구의 화룡정점은 SK 시절이었다. 2007년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부임한 후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2007~2010),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07, 08, 10)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 지금, 한화 그리고 김성근

2011년 8월 17일 SK 구단으로부터 경질된 김성근 감독은 잠시 프로 세계를 떠나있었다. 고교, 대학 야구부에서 기술 조언을 하다가 지난 2011년 12월 한국 최초의 독립 구단 고양 원더스 초대 감독으로 선임 됐다. 2군 경기까지 합류하며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던 고양 원더스는 김성근 감독 재직 당시 소속 선수들의 프로 진출이라는 쾌거를 낳았으나 2014년 전격 해체 됐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와 인연이 닿았다. 고양 원더스의 해체로 야인으로 돌아간 김성근 감독은 당시 '러브콜' 1순위였다. 향후 행보와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았고, 당시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는 구단들의 계약 여부도 많은 추측을 낳았다. 그리고 2014년 10월 25일 밤. 한화 이글스가 '제 10대 사령탑 김성근'을 발표한다.



"한화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약속은 지난해 한화 야구 돌풀을 일으키는데 한 몫 했다. 한화는 지난해 이례적인 인기 구단으로 거듭났다. 홈 구장을 찾는 관중 숫자가 대폭 상승했고, 각종 언론 노출도 10개 구단 가운데 압도적 1위였다. 또 지난 2007년 이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그중 5번 꼴찌) 했던 한화는 지난해 시즌 마지막까지 5위 싸움을 펼치며(최종 순위 6위) 팬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올 시즌 한화는 시즌 41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1승 1무 29패로 크게 뒤처져 있다. 팀 성적이 다시 추락하면서 적지 않은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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