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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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우승 기적④] 숫자로 보는 레스터 시티 우승

기사입력 2016.05.03 06:58 / 기사수정 2016.05.03 06:58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레스터 시티가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자가 됐다. 개막 전까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지난 시즌까지 강등권 언저리를 헤매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놀랍다.
 
레스터는 3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가 첼시에 이기지 못하면서 36라운드 만에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거대 자본들이 투입된 강팀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뤄낸 업적이다. 때문에 레스터의 우승에는 무언가 특별함이 느껴진다. 그 특별함의 일부를 숫자로 풀어봤다.
 
1 - 레스터와 라니에리의 1부 리그 우승
 
라니에리는 자그마치 30년의 감독 경력을 가지고 있다. 명성도 제법 있는 감독이다. 컵 대회 우승 경험도 몇 회 된다. 하지만 이전까지 1부 리그 우승 경험은 ‘0회’.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점이었다. 레스터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클럽이다. 잉글랜드 리그컵과 하부 리그, 심지어 채리티 쉴드(현 커뮤니티 쉴드)까지 우승해봤다. 그러나 1부 리그 우승은 처음이다. 이번 우승은 라니에리와 레스터 모두에게 역사적인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2 - 승격 후 우승하기까지
 
2014년 여름 전까지만 해도 레스터는 프리미어리그에 없었다. 2013~2014 잉글랜드 2부 리그 챔피언십에서 승점 102점을 쌓으며 1위를 기록한 레스터는 승격 시즌 14위를 기록했다. 18위로 강등된 헐 시티와의 승점 차이는 단 6점. 그랬던 레스터가 이제는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강등된 지 12시즌이 지나서야 프리미어리그에 돌아온 레스터는 고작 승격 후 2시즌 만에 일을 벌였다. 이런 가파른 상승세가.
 
8 - 제이미 바디의 선수 경력 시작
 
‘팀 내 최다 득점자’ 제이미 바디는 잉글랜드 8부 리그 스톡스브리지 파크 스틸스에서 연봉 1만5천 파운드(약 2500만 원)를 받고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공장 일과 축구를 병행하던 바디는 7부 리그와 5부 리그를 거쳐 2012년 5월 레스터에 도착했다. 지금 레스터 우승의 1등 공신이 된 바디가 받는 주급은 8만 파운드(약 1억3천만 원). 연봉으로 치면 약 2800배 이상 오른 셈이다.
 
10 - 다음 시즌 목표 순위
 
라니에리가 인터뷰에서 밝힌 다음 시즌 목표는 ‘10위 이내 진입’이다. 우승팀 감독 치고는 굉장히 소박한 목표지만 어떻게 보면 현실적일 수 있다. 이번 시즌 활약한 선수들을 다음 시즌까지 지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벌써 리야드 마레즈는 파리 생제르망, 은골로 캉테는 레알 마드리드, 카스퍼 슈마이켈은 FC 바르셀로나와 이적설이 나고 있다. 또한 레스터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가게 됐다. 리그에만 집중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과연 2016~2017시즌의 레스터는 지금과 얼마나 달라질까.
 
11 - 제이미 바디의 리그 연속골
 
제이미 바디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썼다. 바디는 2015년 11월 2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11경기 연속골로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맨유에서 뛰었던 뤼트 판 니스텔루이(10경기 연속)였다. 이후 바디는 2라운드를 남겨놓은 지금까지 22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왕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4 - 라니에리가 맡았던 클럽 팀
 
라니에리는 30년 동안 총 14개의 클럽 팀을 지휘했다. 이탈리아에서 9팀, 잉글랜드에서 2팀, 스페인 2팀, 프랑스 1팀이다. 그리스 국가대표팀까지 합한다면 15개 팀으로 늘어난다. 발렌시아는 유일하게 두 번 거쳤다. 가장 오래 몸담았던 팀은 피오렌티나와 첼시로 4시즌 간 감독을 맡았다. 현재 레스터와 계약된 기간은 3년이다. 레스터가 라니에리의 마지막 팀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15 - 이번 시즌 레스터의 1점 차 승리
 
챔피언스리그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1차전에 지더라도 2차전에서 더 큰 득실차로 이기면 된다. 하지만 리그 우승은 다르다. 어떻게든 승점을 많이 벌어야 하고 1승이라도 더 추가해야 한다. 레스터는 이번 시즌 거둔 22승 중 15번을 1점차로 이겼다. 리그에서는 5-0 승리 후 4경기 무승부보다 1-0 승리 5번이 훨씬 좋다. 레스터 우승의 원천이다.
 
19 - 레스터가 1위를 기록한 라운드 횟수
 
레스터가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간은 꽤 된다. 36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각 라운드 별로 따져보면 레스터가 19회, 맨체스터 시티가 12회, 아스널이 4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회를 기록했다. 레스터가 처음 1위에 오른 것은 13라운드였다. 레스터는 23라운드 다시 최정상에 자리 잡은 이후 단 한 순간도 1위를 뺏겨본 적 없다.
 
28 – 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
 
마레즈와 바디는 각각 17골 11도움, 22골 6도움으로 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이 말해주듯 두 선수의 활약은 어마어마하다. 마레즈는 공로를 인정받아 ‘2016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공격 포인트 1위인 선수가 2명이나 있으니 리그 우승을 거머쥐는 것은 당연하다.
 
48 - 레스터와 1부 리그의 인연
 
레스터의 역사를 통틀어 최상위 리그에 있었던 기간은 48시즌이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생기기 전까지 잉글랜드 최고 리그는 디비전1이었다. 레스터는 디비전1 시절 38시즌, 프리미어리그에 10시즌을 머물렀다. 디비전1은 2004년 챔피언십으로 이름을 바꿨다. 단순 계산으로 레스터가 1부 리그에 있을 경우 우승하는 확률을 1/48이라 할 수 있을까.



77 - 우승을 확정지은 승점
 
기적을 완성시킨 숫자다.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를 마치고 스포츠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레스터가 현재 흐름대로 시즌을 마무리할 경우, 레스터의 승점은 78점이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레스터는 2경기 남은 상황에 77점을 기록하며 예상 승점에 근접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토트넘과의 22라운드를 승리하고 “전반기에 승점 39점을 얻었고 후반기에 40점을 추가해 79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라니에리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32 – 창단 후 1부 리그 우승까지 걸린 시간
 
레스터는 1884년 창단된 팀이다. 당시 위제스턴 학교의 졸업생들에 의해 ‘레스터 포스’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레스터는 1890년 잉글랜드 FA에 가입했다. 이후 제1차 세계 대전을 거치고 1919년 지금의 명칭을 갖게 됐다. 레스터의 첫 팬은 아마 하늘에서 흐뭇해하고 있지 않을까. 참고로 1884년은 우리나라에서 갑신정변이 일어난 해다.
 
5,000 - 레스터의 우승 확률

레스터가 우승에 가까워질수록 주목받았던 소식이 있다. 바로 시즌 개막 전 레스터의 우승에 돈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다. 개막을 앞둔 2015~2016 프리미어리그에 각종 베팅 사이트들은 레스터의 우승 확률을 5,000:1로 잡았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예상치 못한 레스터의 행보에 베팅 업체들은 조급해졌다. 베팅 업체 ‘윌리엄힐’은 지난 2월 레스터 우승에 베팅한 회원을 상대로 “3천2백 파운드(약 532만 원)를 줄 테니 베팅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회원은 레스터 우승에 5 파운드(약 8천3백 원)를 걸어 2만5천 파운드(약 4천2백만 원)이라는 거액을 받게 됐다.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시사회에서 “올 시즌 레스터 시티의 우승에 100 파운드(약 17만 원)를 걸었다”라고 밝혔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톰 행크스는 50만 파운드(약 8억3천만 원)을 받게 된다.
 
7,000,000 - 레스터 최고 이적료 기록
 
많은 사람들이 레스터의 우승에 감탄하는 부분은 바로 ‘몸값’이다. 이번 여름과 겨울 이적 시장을 합해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지출한 금액은 1억3천만 파운드(약 2천2백억 원). 하지만 레스터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은 이번 시즌 마인츠05에서 오카자키 신지를 영입할 때 지불한 7백만 파운드(약 117억 원)다. 레스터 선수단 전원의 이적료 총합은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데 브루잉보다 적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 3월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지 ‘마르카’와 인터뷰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 많은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우리는 자본의 시대에서 살아남고 있다”라고 자신들의 선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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