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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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다, 유망주' 넥센이 투수를 키워쓰는 재미

기사입력 2016.04.07 06:17 / 기사수정 2016.04.07 02:2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주현아. 코치님이랑 한 약속 잊지 않았지?"

지난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와의 원정 첫 경기를 앞두고 손혁 코치가 박주현과 김택형을 불러세웠다. 그리고는 재차 '약속'을 강조했다. 손 코치는 "주현이랑 택형이가 나중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때 그때 퍼스트클래스 비행기를 태워주기로 했다"는 농담섞인 설명을 곁들였다. 박주현과 김택형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이제 갓 프로에 발을 디딘 두 선수에게는 아직까지 머나먼 미래다. '비행기를 태워주겠다'는 약속이 실현될 수 있느냐보다, 그만큼 팀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투수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올 시즌 넥센은 '홈런왕'만 잃은게 아니다. 무려 6년간 마무리를 책임졌던 손승락이 FA로 팀을 떠났고, 기둥이 되어줄거라 생각했던 한현희와 조상우는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됐다. '에이스'였던 앤디 밴헤켄도 일본을 선택했다. 투수코치의 속이 까맣게 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생겼다. 철옹성 같은 선배들이 버티고 있었던 자리가 비었다. 유망주들의 경쟁에 한층 더 불이 붙은 이유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신인 박주현과 신재영이 보여준 선발 등판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박주현은 지난 3일 고척 롯데전에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신재영은 6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8피안타(1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 선수 모두 이날이 프로 데뷔 후 첫 1군 등판 경기였고, 나란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박주현은 아쉽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신재영은 프로 첫승까지 거두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손혁 투수코치는 "박주현과 신재영은 기대를 걸어볼 수 있을만큼 많이 성장했고, 김택형도 지난해보다 제구가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이런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유망주들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크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동안 숱한 유망주들이 그래왔듯 좋은 페이스가 영원히 유지되지는 못한다. 특히 1군 경험이 적은 선수일 수록 그 주기는 더 짧다. 그래서 넥센의 유망주 투수들 역시 이를 대비하고 있다. 손혁 코치는 "사이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체력적인 면이나 멘탈적인 측면도 강조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지금처럼만 잘 따라준다면 마운드가 갈 수록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넥센은 그동안 토종 선발 투수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장원삼, 이현승 등이 떠난 이후에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기대를 걸었던 투수들은 성장 속도가 더뎠다. 

그래서 올 봄 '무명'에 가까운 투수들의 반란은 분명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 넥센표 야구의 색깔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NYR@xportsnews.com/사진=(왼쪽부터)신재영-박주현 ⓒ 넥센 히어로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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