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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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After GSL] 현재를 걷는 전설, 이제동과 송병구

기사입력 2016.02.09 00:01 / 기사수정 2016.02.09 00:06

박상진 기자


60명으로 늘어난 이번 Code A에서는 택뱅리쌍 중 마지막으로 남은 이제동과 송병구의 경기가 있었다. 지난 겨울 이영호의 은퇴와 더불어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던 송병구,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제동의 복귀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Code A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3일 진행된 이제동의 경기에서는 아쉽게도 이제동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먼저 두 세트를 따냈지만, 이동녕에게 내리 세 세트를 내줬다. 이제동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정말 아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틀 뒤 벌어진 송병구 대 이신형의 경기에서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송병구가 승리를 거뒀다. ‘돌아온 총사령관’의 Code S 진출에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르는 반응을 보였다.

이신형을 상대로 한 송병구의 경기는 독특하거나 특별하지 않았다. 프로토스가 너프된 이후 흔하게 보이던 테프전 경기 양상이었다. 프리온 단구에서 벌어진 5세트에서 해방선을 상대로 사거리 증가 업그레이드가 끝난 거신을 이용한 사거리 싸움을 해주며 조금씩 얻은 여유로 견제를 시도, 승리한 경기였다. 

사람들이 송병구의 Code S 진출에 환호하는 이유는 경기 내용 때문이 아니다. 택뱅리쌍 중 이제동과 함께 계속 활동하고 있는 전설인 데다가, 10년 넘게 꾸준히 성적을 내는 선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 전성기에 활약했고, 지금 역시 플레잉 코치라는 포지션에서도 개인리그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내가 2008년 삼성 연습생으로 지냈을 때에도 송병구는 그 시절 최고의 프로토스로 꼽혔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오며 많은 프로게이머가 제2의 인생을 찾아 떠났다. 같은 시리즈지만 다른 게임으로 볼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길을 걷는 선수도 많았다. 군대의 문제도 있다. 많은 게이머가 군대를 다녀온 후 공무원의 길을 걷거나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도 많다. 

거기다 일정 나이를 기점으로 점점 피지컬 능력은 떨어진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올라가더라도 피지컬이 따라주지 않으면 자신의 판단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전성기에 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지금 와서 계속 패배를 하다 보면 자신감도 잃기 쉽다. 

이번에 Code S에 진출한 송병구 뿐만 아니라 아쉽게 떨어진 이제동 모두 이러한 어려움을 안고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두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면 좋겠지만, 이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계속 리그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전설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눈앞에서 활동하기에, 많은 사람이 환호하는 것이다.

두 선수를 대회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승패에 떠나 계속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에 경기장을 찾고 대회 스트리밍을 본다. 이 선수들이 승리를 하자 모두가 환호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종목이 바뀌며 힘든 시간을 버텼고, 많은 동료가 떠나는 가운데 계속 도전하고 있다. 많은 이슈가 있지만, 그래도 팬들이 그들의 경기를 보고 환호하는 이유는 바로 끝없이 노력하는 모습 때문이다.

그들은 전설이자 우리와 같은 시간을 걸어가는 현실이다. 이제동과 송병구의 도전에 계속 박수를 보내고 승패 를 떠나 노력하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야 하는 이유다.

vallen@xportsnews.com 글=박진영 GSL 해설/정리=박상진 기자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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