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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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마이너리그 거부권…진정성과 실력으로 넘는다

기사입력 2016.01.13 07:02 / 기사수정 2016.01.13 07:02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다"

박병호는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미국 입국 이후 개인 신변정리를 마친 다음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의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해 몸만들기에 전념할 계획이다. 박병호의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박병호는 출국 직전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에서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천천히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집착하지 않았지만 구단이 자신에게 투자한 금액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심사숙고를 했고, 팀의 진정성을 확인했다. 미네소타가 박병호에게 투자한 포스팅 금액은 1285만 달러(약 155억 원)이며 연봉 규모는 5년 최대 1800만 달러(217억 원)이다. 스몰마켓 구단인 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박병호에게 상당 수준의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을 한 첫 번째 선수인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치고 벼랑 끝 계약 상당 수준의 연병 규모와 전략을 통해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했다. 그러나 류현진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의미가 없었다. 그는 진출 첫 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실력으로 빅 리거임을 증명했다. 물론 LA 다저스가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사용한 총 금액은 약 6173만 달러(약 747억 원)이다. 이 정도의 금액으로 영입한 구단이 해당 선수를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기회를 주지 않는 팀은 없다.  



지난 2013시즌 종류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했던 윤석민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최대 575만 달러(약 69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는 진출 첫 해 트리플A에서 95⅔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하며 부진했고, 이듬해 구단에 방출을 요청해 KBO로 복귀를 했다.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그에게 구단은 메이저리그 출장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떠나 윤석민과 볼티모어가 맺은 계약 규모는 구단에서 크게 아쉬워할 만한 금액 규모도 아니다. 한 전문가는 "연 평균 300만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오승환의 계약 역시 구단의 입장에서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끝내 메이저리그를 밟지 못한 윤석민은 실적을 내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애초부터 구단에서 진정성있는 기회 보장 역시 받을 수 없었던 구조였다.

이 전문가는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한국 선수에 대한 평가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몸값은 비싸지 않지만 효용이 크다는 것을 구단들이 인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나 데려가는 것은 아니다. 한두 해 반짝했다고 영입하지 않는다. 오승환은 지난 2009년 때부터 세인트루이스의 관심 대상이었다. 현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국내에 많지 않다. 나갈 만한 선수는 다 나가있는 상황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는 선수들에게 중요한 조항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것은 구단에서 선수를 바라보는 진정성과 함께 빅 리그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실력일 수 있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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