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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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신분' 오승환, 누구도 징계할 수 없는 딜레마

기사입력 2015.12.31 06:10 / 기사수정 2015.12.31 13:02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무적 신분 오승환(33)에게 누구도 징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지난 30일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던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을 7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약식 기소는 검사가 피의자에 대해 징역형과 금고형보다 벌금형이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기소와 함께 벌금형을 처해달라는 뜻으로, 판사는 공판절차 없이 수사기록서류만으로 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한신 타이거즈에서 수호신으로 활약한 오승환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도박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발목이 잡혔던 상황이지만 벌금형에 그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 사실상 KBO 자체 징계는 불가능

오승환과 같은 혐의로 기소를 받은 임창용(38)에 대한 상벌위원회는 내달 초 열릴 예정이다. 임창용의 전 소속구단이었던 삼성 라이온즈는 40인 보류 명단에서 그를 제외하며 사실상 방출 통보를 했다. 임창용 역시 오승환과 마찬가지로 무적선수이지만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KBO의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O 야구규약 제 151조 3항에 따르면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 처분·직무 정지·참가 활동 정지·출장 정지·제제금 부과·경고 처분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오승환의 경우는 다르다. 그가 시인한 도박 혐의의 시점은 지난해 11월이다. 당시 오승환은 NPB(일본프로야구) 소속 선수였기 때문에 KBO의 징계에서 자유롭다. 그렇다고 NPB에서 그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그는 무적선수다. 결국 어떠한 기구도 주체적으로 오승환에게 징계를 내릴 수 없는 실정이다.

■ ML 구단 오승환의 손 잡을까…선수 생활 길은 열렸다

오승환이 매력적인 투수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는 지난 시즌 NPB에서 41세이브 평균자책점은 2.73을 기록했다. 오승환이 만 33세이지만 불펜이 약한 메이저리그 구단은 그의 영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도박에 너그러운 리그는 없다.

스토브리그에서 오승환에게 뜨거운 구애를 보였던 전 소속팀 한신은 그의 원정 도박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곧바로 영입전에서 철수했다. 메이저리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가정폭력, 마약문제, 음주문제와 함께 도박에 대해서도 엄격하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도박과 관련된 사건은 없었지만 NFL(미식축구리그) 선수가 불법 닭싸움에 돈을 걸어 크게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약식 기소 처분으로 벌금형을 받았지만, 그에게 면죄부가 쥐어진 것은 아니다. 결국 그는 도박 혐의에 있어 유죄를 인정받은 것이다. 도박 문제에 있어 신중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그의 손을 잡아줄지는 미지수다.

■ 해외 무대 진출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일본 잔류와 미국 진출에 실패한다면 오승환의 현실적인 선택지는 한국이다. 오승환은 약식 기소를 받은 직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승환은 사과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드려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뼈저리게 반성을 하고 있고 야구 선수로 돌아가 야구에만 전념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오승환이 사과문을 통해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반응은 냉담하다. 여론이 오승환의 편이 아닌 지금 임창용까지 포기한 삼성이 그를 복귀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겠다던 KBO도 오승환의 복귀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선수 생활 연장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 그가 풀어야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여러모로 오승환은 차가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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