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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과 실리' 기로에 선 히어로즈의 선택은

기사입력 2015.10.24 06:20 / 기사수정 2015.10.24 03:22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하루내내 몸살을 앓았다. 최종 계약 성사 전에 관련 정보가 흘러나가면서 넥센 히어로즈, 아니 서울 히어로즈가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23일 히어로즈가 일본계 기업 J트러스트와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히어로즈 구단도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아직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이지만 J트러스트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게 맞다"는게 입장이다. 2008년 우리담배와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해 우리 히어로즈로 출발했던 서울 히어로즈는 2010년부터 넥센타이어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가을에는 다시 한번 의리를 발휘한 재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만약 J트러스트와의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다음 이름은 JT 히어로즈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론은 들끓는다. 반대하는 입장은 명료하다. J트러스트가 과거 높은 금리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을 했던 기업이라는 사실이고, 또 하나의 이유는 뿌리를 일본에 둔 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리 있다.

히어로즈의 반박 입장은 이렇다. "J트러스트가 과거 대부업을 했던 기업은 맞지만, 현재는 하지 않고 있다(J트러스트는 한국 시장 진출 당시 대부업 부문이 있었나 현재는 철수한 상태다), 또 일본에서 J리그에 후원을 하는 등 프로스포츠 스폰서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한국 기업들은 돈을 준다는 이유로 흔히 말하는 '주인 행세'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국계 기업인 J트러스트는 이런 부분은 전혀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프로 스포츠는 KBO리그다. 관중수나 시청률, 전반적인 시장 크기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히어로즈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무조건 대기업이 소유하는 식으로만 구단이 운영돼 왔다. 때문에 비교적 기존 구단에 비해 마케팅, 스폰서, 광고 등 통로가 자유로운 히어로즈는 기업들이 프로야구에 발을 딛는 시작이 되기도 한다.

지금 상황에서 J트러스트가 가장 유력해보이는 이유는 다른 이유보다 '돈'이다. 당장 몇달 뒤부터 홈구장을 이전하는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이전보다 더 많은 운영비가 기본적으로 필요한 입장이다. 



취재 결과 넥센타이어와의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정한 히어로즈는 마지막까지 약 3곳의 기업을 상대로 협상 테이블을 꾸렸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는 어려워도, 해당 기업들 모두 히어로즈가 이전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때 받았던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판 자체가 커졌다"고 귀띔했다. 결국 이미 몸값이 훌쩍 오른 히어로즈가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을 제안한 곳을 1순위로 두고 협상 중인 셈이다. 

프로스포츠는 돈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히어로즈처럼 자생적으로 운영되는 구단은 더욱 그렇다. 최대한 많은 액수를 확보해 원활하게 구단을 운영하고, 한국 프로스포츠 전반적인 업계에도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국민 정서와 반대 여론을 어떻게 절충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대부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부업을 했던 과거를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쉽게 지우기는 어렵다. 또 한국프로야구에 다른 나라도 아니고 일본계 기업이 진출해 돈을 투자하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상 반감을 일으킨다. 최근 배우 고소영이 J트러스트 계열 CF에 출연했다가 계약을 파기한 일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반발이 커서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손상 될 위험에 놓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계약이 완전히 체결된 후의 일이다. 히어로즈와 J트러스트의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은 어디까지나 협상 중일 뿐, 아직 도장을 찍지는 않았다.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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