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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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의 두산, 두산의 니퍼트 '위대한 공존'

기사입력 2015.10.23 06:20 / 기사수정 2015.10.22 23:41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지난 여름. '니퍼트가 아프다.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을 때, 외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의 작별이 가까워진듯 보였다.

그런 니퍼트가 돌아왔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부터 팀에 힘을 보탰다. 김태형 감독의 믿을 구석도 니퍼트였다. 여름내내 여기저기 부상으로 애를 태웠지만 결국 니퍼트가 건강하게 돌아와야 버틸 힘이 생긴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1981년생인 니퍼트는 지난 2011년부터 벌써 5시즌째 두산에서 뛰고 있다. 길어야 몇 년, 짧으면 몇 달 사이에도 퇴출되는 것이 외국인 선수의 숙명인 것을 감안했을때 니퍼트가 지닌 상징성을 인정할 수 있다.

11년 15승, 12년 11승, 13년 12승, 14년 14승.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하고, 팀내 동료들과도 스스럼 없이 지내는 모범생인 니퍼트는 그렇게 두산을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잡았다.

어느덧 한국에서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긴 그는 올해 정규 시즌 성적이 20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팀 전력이 좋고, 상위권 싸움을 해야하는 두산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했을때 올 시즌 니퍼트는 큰 도움이 못된 존재였다. 일각에서는 두산이 다음 시즌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가을 무대에서 니퍼트는 완벽히 정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해주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플레이오프 1차전 그리고 4차전까지. 3경기에서 각각 7이닝 2실점, 9이닝 무실점, 7이닝 무실점. 큰 경기의 중압감과 만만치 않은 상대 그리고 충분하지 않은 휴식 기간까지 고려했을 때 니퍼트는 이번 가을 괴물 같은 모습으로 두산의 구심점을 잡고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거둔 완봉승은 역대 외국인 투수로서 세번째로 세운 기록이다.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와 아킬리노 로페즈(당시 KIA) 이후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투수가 니퍼트다. 리오스와 로페즈 모두 당시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에이스'였지만 지금의 니퍼트와는 또 다르다. 리오스는 후에 일본에서 금지 약물 투약 사실이 발각되며 한국에서의 기록까지 평가절하 됐고, 이미 나이가 들어서 온 로페즈는 KIA와의 인연을 오래 가져가지 못했다.

만약 두산이 오는 24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해 탈락이 확정된다면, 올해 니퍼트의 활약도 끝이난다. 반대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최소 한번에서 두번까지 등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팀 두산'과 니퍼트가 함께하는 다섯번째 시즌. 물론, 지금까지 보여준 투구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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