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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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승리공식 '농구는 외인 2명이 뛰는 3쿼터부터'

기사입력 2015.10.12 06:10 / 기사수정 2015.10.12 04:4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는 후반전부터,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하는데 올 시즌 2라운드에 접어든 프로농구는 3쿼터부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2라운드가 시작되고 각 팀들은 1라운드와는 조금은 다른 행보를 겪고 있다.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조직력과 선수구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여기에서 높아진 3쿼터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매경기들이 3쿼터를 통해 승부가 갈렸다. 2라운드가 시작되고 치른 9경기 중에서 7경기가 그랬다. 올 시즌 2라운드부터 바뀐 내용들이 그 배경에 있었다. 무엇보다 외인 선수들이 2라운드부터는 3쿼터에 동시 출전이 가능해진 점이 크다. 여기에 2라운드부터 소속팀에 복귀한 국가대표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까지 겹치면서 어느 팀에게는 기회가, 어느 팀에게는 위기가 되고 있다.

서울 SK 나이츠의 문경은 감독은 2라운드 첫경기를 치르기 전에 3쿼터가 앞으로 모든 팀들에게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그는 특히 외인의 동시 출전에 대해 "두명이 동시에 나가면 그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맞지 않으면 도리어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기대감과 경계심을 함께 드러냈다.

이외에도 많은 감독들이 3쿼터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하고는 했다. 특히 외인 선수들이 동시에 나갔을 때의 수비의 패턴과 각자의 위치나 호흡 등을 빠른 시간 안에 가다듬어야 되는데 갑작스럽게 2라운드부터 하려고 하니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들이 있었다. 전주 KCC 이지스의 추승균 감독은 외인 선수 두명이 함께 뛰는 시나리오도 맞춰야 되고 이제 막 복귀한 하승진 김태술이 있을 때의 구상도 해야 되는 관계로 복잡해진 머릿속을 밝힌 바도 있다.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을 안고 나선 2라운드에서 역시나 3쿼터가 경기마다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몇몇 경기들을 살펴보면 우선 지난 10일 울산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울산 모비스 피버스가 3쿼터를 갖고 가며 승부에 쐐기를 박고 승리를 챙겼다. 이미 1쿼터에 19점차로 앞섰기는 했지만 2쿼터에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게 추격의 불씨를 살려준 뒤 3쿼터에 찬물을 끼얹은 내용이 인장적이었다. 외인 선수들 간의 대결이 승부를 좌우했다. 커스버트 빅터와 함께 나온 아이라 클라크가 경기를 주도하며 알파 뱅그라와 안드레 스미스가 나온 전자랜드를 압도했다.

12일에 벌어진 잠실 경기에서는 서울 삼성 썬더스가 3쿼터를 장악해 2연승에 성공했다. 2쿼터까지 1점차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경기는 3쿼터에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함께 들어온 론 하워드의 활약으로 분위기가 삼성으로 기울었다. 이를 바탕으로 문태영, 김준일, 라틀리프 등 주요 선수들이 동반 폭발하면서 SK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워드가 흔들고 라틀리프 등이 리바운드를 압도했다. 외인 두 명의 시너지효과를 보여준 결과인 동시에 이로 인해 국내 선수들도 맹활약한 대표적인 경우가 됐다.

SK는 이틀 연속 경기를 펼쳤는데 10일에는 3쿼터 데이비드 사이먼가 수비 부담을 줄여준 드워릭 스펜서의 14점 몰아치기로 KCC를 제압했지만 바로 다음날 삼성을 상대로 3쿼터의 고비처를 넘기지 못해 패하고 말았다. 선두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도 3쿼터에 재미를 본 팀들 중 하나다. 12일 벌어진 원주 동부 프로미와의 경기에서 조 잭슨을 등에 업고 코트를 종횡무진 누빈 애런 헤인즈의 활약으로 3쿼터를 정복해 승리했다.

물론 기록상 예외는 있다. 9일 경기에서 삼성이 동부를 상대로 3쿼터를 지고도 승리했고 10일에는 부산 KT 소닉붐이 창원 LG 세이커스를 상대로 3쿼터를 패하고 1점차로 승리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 3쿼터 내에서는 지더라도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3쿼터에서는 패자가 되더라도 전체 승부에서는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팀별로 3쿼터에 보유한 자원들을 총동원하게 되는 상황에서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얼마나 발휘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그 가운데서 외인이 두명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고 이들과 국내 선수들 사이에 어떤 상호 영향을 미치느냐도 중요해졌다. 지금까지 3쿼터의 영향을 곳곳에서 발견한 만큼 매우 복잡해 보이는 이 3쿼터라는 승부처를 잡기 위한 팀들의 전쟁이 앞으로도 매경기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삼성 라틀리프와 하워드 ⓒKBL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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