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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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은 어떻게 일베의 '암살' 포스터를 썼을까? [XP초점]

기사입력 2015.09.17 10:46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SBS 연예정보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가 극우성향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에서 제작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 한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SBS는 이번이 벌써 일곱번째 '일베' 이미지 사용으로 제작의 정확성은 물론 방송사 자체의 검열 과정에도 치명적인 허점을 보이면서 망신을 당하고 있다.
 
특히 SBS는 앞서 '일베' 이미지 사용 사건이 벌어지자 공식 사과를 하면서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일을 막기 위해 자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호언장담까지 했다. 하지만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공수표가 됐다.
 
그렇다면 '한밤' 제작진은 왜 '암살' 포스터를 일베에서 조작한 이미지를 사용했을까? 그 과정을 짚어 봤다.
 
1. 구글 이미지 검색이 문제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일베발 포스터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지 검색이 용이한 구글의 경우는 달랐다.
 
자체 검증을 거치는 국내 포털 사이트와는 달리 구글의 경우 키워드의 정확도에 의해 검색 순위가 갈린다. 일베 등의 커뮤니티에서 배포한 이미지 또한 여과 없이 검색이 되는 등, 그 자유도가 높다.
 
2. 구글에서 '암살' 쳐보니 일베 이미지는 없었다. 그렇다면?
 
17일 오전 현재 구글에서 '암살'과 '암살포스터'를 검색해 봤다. 상위에는 대중의 검색량이 많았던 언론사 기사에 삽입된 암살의 이미지가 주로 표출됐다.
 
하지만 HD방송에 쓸 수 있는 고화질 사진을 찾기 위해 검색어를 수정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암살 포스터 고화질'을 가장 먼저 검색된 3개의 이미지가 모두 '일베'발 포스터였다.
 
3. 키워드 검색 허점 노린 치밀함.
 
일베 회원들은 이 같은 포스터 및 이미지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코드를 교묘하게 집어 넣고 있다. 앞서 수 많은 방송사를 당혹케 한 고려대와 연세대를 비롯해 국내외 각 기업들의 로고를 변형시키고 있다.
 
이번 '암살' 포스터 또한 이미 지난 7월 22일 제작된 것으로, 이 이미지를 제작한 네티즌은 포털 검색에 좀더 쉽게 노출되기 위해 '암살 포스터', '암살 포스터 고화질', '암살 고해상도 포스터' 같은 키워드를 영리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네티즌들 또한 검색 '빈도수'를 높이기 위해 댓글에 '암살', '암살 포스터'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게재했다.
 
4. '일베'는 7월에 이미지 제작할 동안 SBS 데이터 베이스는 뭐했나?
 
영화 '암살'은 지난 7월 22일 개봉한 작품이다. 포스터는 이미 개봉 1개월 전에 공식 배포됐다. 직업도 아닌 일베 회원이 변형된 이미지를 제작해 게재하는 동안 SBS에서 그렇게 자랑한 데이터 베이스 관리 부서는 무엇을 했는지 또한 의문이다.
 
방송을 위한 고화질 이미지를 위한 것이라면 변명이 되지 않는다. 일베에 게재된 이미지의 해상도 보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손쉽게 '암살'을 치면 나오는 포스터가 더욱 고용량, 고화질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SBS는 "명백한 실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벌써 일곱번이나 같은 우를 범하면서 이를 수정하지 않는 것을 실수라고 대중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해당 이미지가 게재된 일베에서는 SBS를 조롱하면서 자신들의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더이상 SBS가 거듭된 '실수'로 조롱감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fender@xportsnews.com 사진 = SBS방송화면, 일베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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