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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의 팀닥터 비난, 재정비를 위한 꼼수

기사입력 2015.08.13 10:31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영국이 조제 무리뉴(52) 감독의 팀닥터를 비난한 일로 떠들썩하다. 많은 이들이 사건의 배경을 조명하고 있고 이제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 닥터들이 나서 무리뉴 감독의 행동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말로 무리뉴는 1군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36)에 대한 악감정으로 비난의 화살을 날렸을까?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새로운 분석을 내놨다. 기사를 쓴 앤드류 딕슨은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에바를 비난한 무리뉴의 행동 이면에는 팀의 심각한 부진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지난 9일 첼시는 스완지시티아의 2015-2016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2-2로 비겼다. 경기결과보다 무리뉴의 행동이 더 언론들의 도마에 올랐다. 후반이 종료되기 직전에 첼시가 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에당 아자르가 파울을 당하고 넘어졌다. 순간 카네이로를 비롯한 의료진들이 빠르게 그라운드에 투입됐고 아자르의 몸상태를 체크했다.

에바가 뛰어가는 것을 본 무리뉴는 터치라인에서 격렬하게 화를 냈다. 자신과 상의하지도 않고 들어간 에바에 대한 불만 표시였다. 그가 화를 낸 이유는 이랬다. 후반 시작과 함께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퇴장을 당한 상황에서 첼시는 수적 열세를 안고 경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자르까지 경기장 밖으로 나가게 되면 8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수비를 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는 해석이었다. 또한 무리뉴 감독은 아자르가 그리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스완지전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에바를 비난한 무리뉴는 "벤치에 앉아 있는 팀닥터와 매니저들은 경기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면서 "경기장을 나갈 때는 선수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내가 보기에는 아자르는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 단지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 아자르가 나가게 되면 8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세트피스 수비를 해야 되는데 나와 선수들을 위험한 상황에 놓은 것은 의료진이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많은 매체들은 에바와 팀 의료진에 대한 무리뉴의 불평으로 해석했지만 딕슨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여기에는 최근 보인 첼시의 부진한 경기력이 자리하고 있고 무리뉴가 미디어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면서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영국 현지에서는 딕슨과 같은 내용의 이야기들을 내놓은 매체들도 일부 있다. 이는 단순히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할 무리뉴가 아닌 데다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는 그의 철저한 성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일종의 꼼수로 본 것이다.

딕슨은 첼시가 프리시즌부터 스완지전까지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주목했다. 첼시는 2015-2016시즌을 준비하거나 초반의 과정에서 벌인 6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프리시즌에는 2무 2패로 부진했다. 뉴욕 레드불스와 피오렌티나에게 패했고 FC바르셀로나와 파리 셍제르망과는 승부차기끝에 승리하기는 했지만 냉철하게 따지면 90분내에 승기를 잡지 못한 무승부였다.

이어 커뮤니티실드에서는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에게 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고 스완지에게마저 이기지 못하면서 자신의 지도력과 팀의 좋지 못한 사정이 언론들의 집중 포화를 맞을 위기에 놓였었다. 여기에 쿠르투아까지 퇴장을 당해 첼시에게는 달갑지 않은 이슈거리는 더욱 늘어났다.

이러한 분위기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시간을 벌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는 무리뉴의 전략으로 생각될 여지는 충분하다. 지금은 큰 문제로 떠오르기는 했고 벤치에도 앉을 수 없게 했지만 딕슨은 그동안 첼시에 헌신해 온 에바와 그의 이력, 팀 내에서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이번 비난은 무리뉴 감독과의 화해로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도 봤다. 시작부터 '이슈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발휘하면서 팀을 가다듬을 시간을 번 무리뉴가 다음 17일에 있을 맨체스터 시티와의 2라운드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조제 무리뉴, 에바 카네이로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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