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7:57
연예

'셰프' 맹기용이 남긴 것들[한인구의 탐구생활]

기사입력 2015.07.02 06:03 / 기사수정 2015.07.02 08:27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맹기용 셰프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자진 하차했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떠들썩했던 논란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맹기용은 지난 5월 25일 지누션이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꽁치 샌드위치에 김치 코울슬로를 더한 '맹모닝'을 선보였다. 그러나 음식의 비린내를 잡지 못해 자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롤슈가' '오시지'로 연이어 승리를 챙긴 맹기용은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제작진의 감싸기와 레시피 도용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결국 그는 '자진 하차'를 선택했다.

맹기용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마음과 달리 항송 하루 만에 세상이 너무 달라져 버렸다.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실수를 만회하는 길이라 생각했는데, 마음을 다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며 "어제의 실수와 오늘의 눈물을 교훈 삼아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전을 거듭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 글이 전해진 지난 30일 SBS '썸남썸녀'에서는 조재범 셰프가 출연해 배우 채정안과 묘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요리했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두 사람은 '썸'을 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셰프의 퇴장 속에서 다른 셰프의 등장을 예고하는 듯했다.

셰프는 방송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직업군이 됐다. '요섹남(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 '쿡방(요리하는 방송)'을 넘어 '셰프테이너(요리사와 엔터테이너를 합한 단어)' 단어가 시청자에게 익숙해졌다.

'요리'라는 친근하지만 다가가기 쉽지 않은 요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셰프들은 연예인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미를 줬다. '셰프'라는 직업이 전하는 전문성이 예능을 만난 것이다.

방송 제작진은 주방에서 TV 화면으로 자리를 옮긴 셰프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했다. 최현석 정창욱 셰프는 이제 '허세' '맛깡패'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각자의 특징이 캐릭터가 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결과물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카메라 앞에 선 셰프들은 단순히 요리를 잘하는 것 외에 시청자에게 웃음을 줘야 하는 새로운 의무가 생긴다. '셰프'에서 나오는 캐릭터가 '요리'에서 전달되는 재미와 함께 버무러지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셰프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특징지을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해진 상황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자막과 편집 등으로 셰프들에게 색깔을 입힌다.

맹기용은 앞선 방송에서 독특한 재료와 방식으로 음식을 선보인 바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에게 맹기용보다 더 매력적인 셰프는 없었을 것이다. 잘 생긴 외모의 셰프가 독창적인 음식을 내놓길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맹기용이 처음 내놓은 음식은 실망스러웠고, 시청자들은 곧바로 등을 돌렸다. '맹기용'이라는 캐릭터는 실패했다. 제작진은 구구절절 그를 위한 화면을 내보냈지만, '묘수'가 아닌 '악수'가 됐다.

맹기용 논란은 '셰프테이너'에서 '테이너'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재미와 웃음에 치중했던 측면이 오히려 '셰프'라는 전문성과 맞물려 논란을 낳았다.

'방송'이라는 틀 속에서 '셰프'라는 기대치가 만난 결과다. 웃음을 강조하지만, 그 속에서 전문적인 모습과 균형을 잡았어야 한다.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당사자의 몫이 크지만, 이를 잘 전달해야 하는 제작진도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는 없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맹기용 ⓒ JTBC]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