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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왼발' 염기훈 "어느 대표팀보다 즐겁다"(인터뷰)

기사입력 2015.06.16 03:51 / 기사수정 2015.06.16 10:05



[엑스포츠뉴스=방콕(태국), 김형민 기자]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마력이 있다. 때로 이들은 타고난 재능을 지닌 천재마저 넘어 모두를 놀라게 한다. 요즘 염기훈(32)은 이 즐기는 힘을 몸과 마음에 익혔다. 이미 '왼발 스페셜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남들과는 다른 능력을 지녔는데 즐기는 묘미까지 알게 되면서 그의 발 끝은 더욱 매서워졌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주변사람들로부터 '전성기'라는 단어를 듣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요즘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순간을 즐기고 있는 염기훈은 K리그는 물론, 오랜만에 나선 대표팀에서도 자신이 대세임을 입증해 가고 있다.

이번 미얀마전에서도 그는 '해피'한 경기를 원한다.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타고 늘 해오던 대로 잘 준비해서 대표팀에 승리를 배달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미얀마를 상대로 세트피스가 중요시되고 있는 슈틸리케호에서 염기훈의 춤추는 왼발은 또 다른 걸작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다.

"어느 대표팀 때보다 즐겁다"

염기훈은 벌써 대표팀에서 9년차가 됐다. 2006년 10월 가나와의 친선경기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후 그동안 숱한 경험을 했다. 2007년과 2011년 아시안컵 대표로 두 번이나 발탁도 되어 봤고 2010년에는 남아공에서 월드컵도 경험했다.

얼마전 UAE전은 그의 50번째 A매치였다. 산전수전 다 겪어 봐 이제는 무덤덤할 때도 됐는데 태극마크는 여전히 그에게 설레는 이름이다. 어린 후배들과 함께 치열하게 경쟁하고 동고동락하면서 지내는 지금이 자신이 겪어 본 어느 대표팀보다도 "즐겁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염기훈은 "처음에 파주에 들어왔을 때 많이 설렜고 선수들과 같이 운동을 하다보니까 즐거웠다. 여기에 와서 보다 더 기분이 좋아졌고 어느 대표팀에서보다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미사일만큼 택배도"

미얀마를 상대로 나서는 대표팀이 가장 특별하게 생각하는 무기는 세트피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미얀마의 밀집수비를 파괴할 특효약으로 이 세트피스를 꼽고 있다. 특별히 세트피스 훈련을 할 때만큼은 비공개로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미얀마가 미리 우리의 세트피스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비공개에 붙여서 했다"고 설명도 달았다.

이 세트피스가 시작되는 점이 염기훈이다. 지난 UAE전에 이어 미얀마전에서도 염기훈의 날카로운 프리킥은 한국의 믿을맨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사일 이상으로 택배도 필요하다. UAE를 상대로 전반 45분 보여준 그림 같은 왼발 미사일 프리킥이 다시 나온다면 좋겠지만 그 이상으로 염기훈은 동료의 머리로 붙여주는 간점 택배 프리킥에도 집중하고 있다.

염기훈은 "오늘 마지막으로 세트피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면서 "항상 프리킥 등은 준비를 해왔던 것이니까 부담은 없다. 프리킥이 만약에 직접 찰 수 있는 기회가 되면 골을 노릴 것이고 내일과 같은 경기에서는 특히 간접적으로도 공격수의 머리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대표팀 대한 욕심은 없다"

이제 어느덧 6월도 중간을 넘겼다. 딱 2015년의 전반기를 지난 지금 염기훈은 올 한해의 첫 절반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리그 클래식에서 7골 6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 부문의 1위를 모두 휩쓸었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 받아 슈틸리케호에도 처음으로 승선했고 UAE전에서는 전매특허인 왼발 프리킥으로 7년 108일만에 A매치 골맛도 봤다.

하지만 6월의 찬가가 남은 6개월과 그 이후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지금은 좋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는 모르는 일이다. 이번 미얀마전이 끝나고 다음 대표팀 소집에서는 염기훈의 이름을 볼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 염기훈을 뽑으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막판까지 고심했다던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그 외 부진 등 다양한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염기훈은 미얀마전이 끝난 후 기회가 없어도 이해한다고 했다. 자신보다 후배들을 생각하고 대표팀의 미래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염기훈은 "감독님이 또 불러주신다면 감사하겠지만 항상 그러시듯이 나이가 걸릴 수도 있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하셔야 되기 때문에 다음번 소집에서는 내가 안 뽑히더라도 크게 실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욕심보다는 우리 대표팀이 어리사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고 크게 욕심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얀마전은 해오던 대로"
 
미얀마전을 앞두고 슈틸리케호는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고 있다. 방심은 없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만을 마음 속에 채우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약체인 미얀마지만 예선 첫 경기라는 특성때문에 가볍게 여길 수가 없다. 이에 관해서는 많은 경험을 지닌 염기훈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염기훈은 "우리가 UAE전을 먼저 잘 치르기는 했지만 월드컵 예선 첫 경기가 항상 힘들었다. 상대가 강팀이든 약팀이든 힘들어한 경향이 있었는데 미얀마전도 힘든 경기가 될 수 있고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는데 어떻든 우리가 항상 연습을 했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팀과 함께 염기훈에게도 미얀마전은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금의 좋은 흐름을 또 한번 과시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고 이제서야 50을 넘긴 A매치 기록도 더욱 쌓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염기훈의 왼발이 이번에도 예리함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염기훈 ⓒ 대한축구협회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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