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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흥민이가 뛴 챔스, 저도 한번 나가봐야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5.06.05 06:34 / 기사수정 2015.06.05 11:45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하루가 바삐 돌아가는 요즘, 주변 사람들을 챙기기가 힘들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소중한 사람들을 잠시 잊게 되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하지만 김진수(23)에게만큼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인 것처럼 보였다. 한 시즌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김진수는 매일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틈틈히 운동하는 것 이상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챙기고 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김진수는 부모님을 뵙는 것만큼 특히 모교 후배들을 챙기고 있다. 다음주에는 대표팀 소집이 있고 여러모로 준비할 것도 많고 피곤할 법도 한데 후배들 챙기기에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모교 입장에서는 자랑스러운 선배인 김진수의 방문을 환영하며 그가 전하는 노하우와 격려를 깊이 새겨듣고 있다.

인터뷰가 이뤄진 한 식당에서도 김진수는 후배 한명을 데리고 왔다. 앉자마자 후배를 소개해주더니 "이 친구 공 정말 잘 차요"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후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묻어난다. 인터뷰가 끝나면 곧 모교 축구부 후배들의 경기도 직접 보러갈 예정이란다. 이렇듯 인간미 넘치는 김진수와 나눈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풀어보려고 한다.

"이광종 감독님은 반드시 일어서실 것"

우리가 김진수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새기게 된 것은지난 2013년 7월이었다. 당시 김진수는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첫 태극마크를 달며 좋은 인상을 남기며 대표팀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에 반해 그 이전의 과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많다.

김진수는 신갈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를 거쳐 2012년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 밑거름은 역시 학교에서 틈틈히 배운 기본기와 노력의 시간이었다.

김진수)  "고등학교와 대학교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시절 모두 힘든 시간, 좋은 시간도 있었고 분명히 밑거름이 된 곳들이라고 생각한다. 인성이나 축구기술, 체력 모두 그 안에서 배웠던 소중한 장소들이다. 한 곳만이 아니라 모두 소중한 후배들이 있고 내가 갈 때마다 이 친구들이 먼저 알고 인사를 하고 챙겨주는 것이 고맙고 당연히 내가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 운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만족하고 앞으로 나랑 깉이 플레이할 친구들도 많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좋은 팀들을 나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떡잎부터 푸르렀던 김진수에게 태극마크를 달아준 이는 다름 아닌 이광종 감독이었다. 김진수는 이광종 감독에 대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신 분"이라고 설명할 정도로 인연이 각별했다. 15살때부터 연령대별 대표팀에 이광종 감독의 부름으로 김진수가 합류했다. 학교나 소속팀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좋은 경험을 가진 김진수는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풀백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사연으로 최근 병상에 있는 이광종 감독의 소식이 김진수의 마음을 아프게 때렸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함께 했을 뿐만 아니라 그전에도 각종 연령대 대표팀에서도 이광종 감독과 함께 했던 김진수는 이광종 감독의 좋지 않은 건강에 대한 소식을 듣자마자 연락했었다고 말했다. 이광종 감독은 지난 2월 갑작스럽게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아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설 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다.

김진수) "이광종 감독님께는 연락을 드렸었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일들이 없더라. 당장 해드릴 일이 없어서 대신 연락을 잘 해드리고 기도도 많이 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 감독님은 절대 약하신 분이 아니기 대문에 반드시 일어서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15살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에서 감독님과 함게 해 성인대표팀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불러주셔서 함께 했었고 유럽은 물론이고 대표팀까지 내가 가는 데 많이 가르쳐 주셨다는 감사함이 있다."



"다시 생각날 것 같아서 브라질WC 안 보려 했다"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김진수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동아시안컵을 통해 단숨에 대표팀 핵심 풀백으로 나섰지만 생각지 못했던 발목 부상으로 꿈에 그리던 월드컵을 밟지 못했다. 동아시안컵에서 가능성을 보여줄 때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다. '제 2의 이영표'라는 평가도 받았다. 재치있는 플레이를 왼쪽에서 펼치는 이영표의 공백을 느끼기 시작하 때쯤 김진수가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었다.

김진수) "주변 평가에 대해 감사했던 기억 밖에 없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불러주셔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이)영표형이 너무나 대선배님이시고 선배님보다 더 잘했던 선수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그러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더욱 영광이었다. 대표팀 왼쪽 풀백은 (박)주호형이나 (윤)석영이형, 주용이도 있고 여러 자원들이 나오기 때문에 내게는 자극이 된다. 유럽에서 다시 얼마나 열심히 해야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매번 느끼고 있다."

좋은 평가를 바탕으로 김진수는 점차 대표팀의 핵심으로 안착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김진수를 왼쪽으로 사실상 낙점했다. 몇달 만 지나면 난생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아볼 수 있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무대를 벼뤘다. 하지만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부상이라는 생각치 못했던 변수가 발생하면서 김진수는 브라질행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당시에 아쉬움은 상당히 컸다.

김진수) "부상을 당한 상태여서 병원에서 누워서 TV로 월드컵을 봤다. 그때 사실 월드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는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경기를 다시 보게 되면 아쉬웠던 순간이 다시 생각날 것 같아서 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병원에 같이 있던 친구들이 같이 보자고 나를 깨우더라. 당연히 대표팀이 잘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열심히 준비를 했기 때문에 성공할 것이라고 봤었다. 첫번째 경기였던 러시아전에서 한국이 잘하자 친구들로부터 위로 아닌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제 분데스리가 20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어려웠던 시간을 지나고 김진수에게도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2014년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를 밟게 됐다.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던 불운에 따른 보상처럼 다가온 호펜하임행은 김진수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축구를 경험하고 자신을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경기를 뛰는 것만큼이나 처음 겪어보는 유럽파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4-2015 시즌동안 호펜하임에 그는 빠르게 적응해갔다. 여기에는 독일에서 직접 김진수를 지원사격한 부모님을 비롯해 마르쿠스 기스톨 감독 등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진수) "부모님이 독일에 와 계셨고 누구나와 똑같이 나 역시 훈련을 하고 집에 와서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다. 어렸을 때에는 숙소생활을 하느라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못했는데 프로가 되니까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고 나에게는 너무나 좋은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아직 완벽하게 적응한 것은 아니지만 기스톨 감독님이나 지원 스텝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올 시즌에 어느정도 적응해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주장 선수인 안드레아스 벡이 잘 챙겨준다. 이 친구가 채식주의자인데 김치에 대해 내게 물어봤었다. 김치를 어디서 구하냐고 물어보길래 한국 식당을 알려줬더니 먹고 와서는 직접 만들려고 하는데 재료를 알려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마늘이랑 고춧가루를 넣고 해보라고 했는데 진짜 해봤는지는 잘 모르겠다. 숙성된 김치를 외국인들이 민감해해서 아직 줘보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한번 줘볼 생각도 있다."

유럽에서 뛰기 시작하면 축구선수들은 더욱 높은 목표를 갖게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로 가기를 원한다던가 유럽 클럽대항전에 나서고 싶다는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이와 달리 김진수는 서두르지 않았다. 당분간은 호펜하임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 호펜하임에 와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자신을 잘 알고 있었다. 김진수는 분데스리가 첫 시즌임에도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1월 아시안컵때 대표팀 차출로 인해 호펜하임을 자주 떠나 있었다. 이러한 탓에 분데스리가에서 올 시즌 21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김진수) "이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음 목표를 말하기는 그렇지만 지금 나는 분데스리가에서 20경기밖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에 호펜하임에서 열심히 뛴 이후에 그때는 말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흥민이가 나가 본 챔스, 나도 한번 뛰어봐야"

최근 3년에서 4년 사이 독일 무대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매우 많아졌다. 타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힘든 시간을 잘 버텨내고 있다. 김진수는 주로 마인츠의 코리안 듀오, 구자철, 박주호와 연락을 하며 지낸다고 했다. 아빠가 된 두 선수를 만나는 김진수에게는 공감이 안 되는 이야기 소재들도 자주 나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손)흥민이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보지는 못하고 차를 타고 가면 (구)자철이형과 (박)주호형과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달에 한번씩은 만난다. 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들이 얼마나 컸는지 등 나랑은 공감이 안 되는 이야기들을 하기도 한다."

김진수에게도 큰 목표가 있다. 아직은 실현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이루고자 하는 꿈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꼽았다. 절친 손흥민이 뛰고 있다는 점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손흥민은 김진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동갑내기 친구다. 대표팀에서도 자주 붙어다니는 둘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둘 도 없는 절친으로 불린다. 친구 손흥민이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나서 맹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본 김진수는 친구와 함께 뛰는 챔피언스리그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김진수) "(손)흥민이도 나갔는데 나도 한번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봐야 한다. (손)흥민이가 뛰는 것을 보면 나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서로 상대팀으로 혹은 같은팀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선수 중에 누가 출전하게 되더라도 나는 기쁠 것 같다. (구)자철이형이나 (박)주호형이 나가도 기쁠 것 같다. 나 역시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은 것이 내 진심이다."

"돌아온 동아시안컵, 2년 전을 되새길 무대"

시겟바늘은 돌고 돌아 다시 동아시안컵으로 돌아왔다. 2년 전 동아시안컵을 통해 국가대표팀의 문턱을 넘어 발을 내딛었던 김진수는 어느덧 한국 수비라인의 핵심으로 성장해 생애 두 번째 동아시안컵을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있었던 많은 시간들을 경험삼아 좋은 결과를 내놓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의욕도 숨기지 않았다.

김진수) "이번에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월드컵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큭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지난 시간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좋지 못했던 순간도, 좋은 순간도 있었지만 모두 지나고 나니 앞으로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직 대회 명단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대회에 나갈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동아시안컵을 통해대표팀 데뷔전을 치뤘기 때문에 2년 전의 일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고 국가대표가 되기 이전에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했는 지를 다시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김진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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