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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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 "남학생들, 치호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5.04.22 15:38 / 기사수정 2015.04.22 15:38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김우빈은 인터뷰를 할 때 단어 하나하나 고심해서 대답하는 듯 했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매번 신중하게 답변했다. 가볍게 답변할 수도 있는 '차기작을 함께 해보고 싶은 배우'에 대한 질문도 그랬다. 행여 차후에 자신과 호흡을 맞추게 될 배우를 배려해서 말을 아끼는 듯했다.  

김우빈에게 먼저 영화 '스물'의 이병헌 감독이 꺼냈던 칭찬을 전했다. 이병헌 감독은 애매한 앵글에서도 김우빈이 들어서는 순간 장면이  완성된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시키는 것마다 너무 잘 해내는 것이 어쩌면 단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에 대해 침이 마르게 '극찬'을 늘어놨었다.

"감독님이 저에 대해 오해를 하고 계세요. 제가 뭐든 시키면 잘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죠. 절대 아니에요. 감독님이랑 코드가 비슷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앵글을 채워 넣는다는 것요? 제 덩치가 커서 그럴 뿐이죠. '스물'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이 분은 천재가 아닐까 싶었어요. 현장에서 보니 더 천재였어요. 타고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죠. 말을 살리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도 위트가 있어요. '스물'은 그동안 제가 선보인 스타일리시한 영화가 아니라 코미디 장르라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감독님과는 언젠가 다시 작품으로 만나고 싶습니다."

맛깔나는 대사를 잘 만들어내는 이병헌 감독과 작업하며 그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작품을 촬영하느라 다소 늦게 합류했지만 모두들 이해해줬다. 김우빈은 그에 대한 고마움으로 더 열성적으로 영화에 임했다. 그 덕분에 '막' 망가지는 치호가 완성될 수 있었다.

"새로운 호흡에 대한 것들을 많이 배웠어요. 제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50년은 더 지나야할 것 같아요. 다만 한 작품을 더 했으니 조금 더 재미있고 좀 더 편안해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사실 제 연기를 스크린에서 편하게 보지 못하겠어요. 빨리 지나갔으면 합니다."

영화 속 치호는 꿈이 없었지만 우연히 은혜의 영화 촬영 현장에서 일을 돕다 영화 감독이 멋있어 보여 그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가 갖기 시작한 최초의 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호가 만약 영화 감독이 된다면, 극 중 사랑을 이루지 못한 신인 배우 은혜(정주연)를 자기 작품에 부를 것 같냐는 질문에 김우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

"치호가 영화 감독이 된다면요? 사실 그 꿈이 얼마나 갈지도 궁금하지만 감독이 돼도 은혜를 굳이 쓰진 않을 거에요. 은혜를 쓰진 않겠지만, 다만 나를 찼냐며 평생 가슴 속에 담아둘지도 모르겠네요. 영화 감독 치호라면 아마 사심을 담아 여배우들을 캐스팅 할 것 같습니다."



김우빈은 이번 영화를 통해 든든한 친구 두 명을 얻었다. 2PM의 준호와 강하늘이다. 이준호는 꿈이 있지만 현실에 고통스러워하는 동우를 맡았고, 강하늘은 다른 꿈이 생길까 두려워 다른 관심사를 갖지 않으려 하는 경재로 변신했다.

"진짜 친구처럼 보였으면 했어요. 스크린을 통해 봐도 진짜 친구같아 보이길 바랐죠. 자꾸 닮아지는 기분도 들고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이전에도 또래들과 많은 연기를 해왔지만 또 다른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매일 단톡방에서 수다를 떨고 있어요. 서로가 비슷한 점이 많아요. 데뷔시기부터 가치관까지 모두 비슷했어요. 배려심이 많고 착한 아이들이었죠. 만약 친구가 아니었거나, 나이가 달랐으면 지금보다는 덜한 작품이 나왔을 거에요." 

김우빈의 말대로 세 사람은 평범한 스무살 세 청년으로 완벽하게 분해 뛰어난 앙상블을 선보였다. 잘나가는 대세 배우 3인방이 모이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지만 예상외로 수수한 답변이 돌아왔다. 야간 촬영 쉬는 시간이면 귀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단다다.



김우빈은 인터뷰 말미에 당부 아닌 당부를 전했다. '스물'이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했다. 남고생들이 특히 이 영화를 재밌어 한다는 말에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스물'은 중, 고등학생들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절대로 치호를 따라해선 안돼요. 그건 범죄에요. 있어서 안되는 거라고 감독님 또한 생각하세요. 그 인물들의 성격을 초반에 보여줄 필요가 있어서 과장해 보여준 것 뿐이죠. 특히 중학생들이 보고 따라하지 않길 바랍니다. 아직은 그런 의식들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잖아요. 그렇게 하면 정말 미친 사람일 뿐인데, 영화보고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면 안돼요. 감독님도 그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고 강조하셨습니다."

영화 '스물'은 22일 김우빈 주연작 최초로 300만 관객 고지를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진지한 것도, 웃긴 것도 모두 다 할 줄 아는 이 배우의 차기작이 무엇일지 심히 궁금해졌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김우빈ⓒ권혁재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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