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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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수' 이범호, 1루 전향 생각하는 까닭

기사입력 2015.03.31 06:55 / 기사수정 2015.03.30 22:5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37~8살이 되면 후배들을 위해 1루를 가는게 맞죠."

KIA 타이거즈의 '캡틴' 이범호(34)는 어린 후배들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프로에서 보내는 16번째 시즌. 쏜살처럼 지나간 시간은 어린 이범호를 한 팀의 고참, 주장으로 바꿔놨다. 

올해도 KIA의 주전 3루수로 시즌을 시작한 이범호는 '포스트 이범호'를 목표로 삼고 프로 적응에 열심인 내야수 후배 황대인(19)의 가능성을 매우 높이 보고 있다. "(나와 비교가 되지만)대인이는 내가 어릴 때 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다. 또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몇년 안에 정말 좋은 타자가 될 것 같다"며 칭찬을 시작한 이범호는 황대인의 최우선 보완 과제로 꼽히는 수비에 대해서도 "내가 그 나이일 때 보다 훨씬 더 잘한다"며 감쌌다.

시범경기에서 빼어난 타격 능력으로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황대인은 2군에서 프로 첫 시즌을 시작했다. 황대인을 1군에서 키우느냐, 아니느냐를 두고 깊게 고민하던 김기태 감독은 2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며 우선 적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인이는 어떻게든 1군에서 버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이범호는 "내가 앞으로도 계속 KIA에 있게 된다면 37~8살 쯤에는 1루로 가줘야 한다. 안치홍과 김선빈이 군대에서 돌아와 2루와 유격수 자리를 차지하면, 대인이가 3루를 가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내가 포지션을 바꿔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며 젊은 야수들로 메꿔진 KIA의 내야를 구상했다. 

가능성 있는 후배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범호는 황대인을 비롯한 신인 선수들이 가장 먼저 깨야할 벽을 '관중들과의 싸움'이라 말했다.

이범호는 "프로에서의 첫 해는 관중들과 싸워야 한다. 관중이 많은데서 울리는 느낌이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타석에서도 그렇고, 수비에서도 그렇고 순간 정신이 멍해지고 생각지도 않았던 실수가 나온다. 그건 어쩔 수 없다. 1년, 2년이 지나면 사라질테니 자신의 플레이를 하게될 것"이라면서 "황대인은 관중들과의 싸움만 익히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타자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큰 덕담도 잊지 않았다.

이범호는 지난 28일 LG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KIA에 승리를 가져온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헨리 소사의 잘 제구된 낮은 직구를 걷어올려 챔피언스 필드의 가장 깊숙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그의 1루 전향은 예상보다 더 미래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이범호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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