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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삶의 향기 담은 '화장', 베니스도 사로잡았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5.03.30 10:07 / 기사수정 2015.03.30 10:17

조재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배우 안성기(63)는 '국민배우'라는 수식어처럼 얼굴에 푸근한 인상이 가득하면서, 동시에 중후함과 섹시함을 가진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 '화장'을 통해 그런 자신의 멋을 충분히 담아냈다.

영화 '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신작으로 지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고 갈망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극 중 화장품 회사의 중역이자 성실한 가장 오상무 역을 맡은 안성기는 투병중인 아내(김호정 분)와 새롭게 홍보대리로 발령받은 여인 추은주(김규리) 사이에서 중년 남성의 욕망과 고뇌, 절망과 헌신 등을 담담한 듯 현실감있게 표현했다.

안성기는 다양한 감정이 오가는 장면에도 관록이 느껴지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스크린 밖에서 만난 그는 "'화장'은 굉장히 일상적인 이야기다. 관객들이 공감을 했기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일상을 상투적이지 않게 문학적으로 담아낸 것이 주효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화장'은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의 만남 이외에도 지난해 8월 열린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안성기는 베니스에서의 뭉클했던 감정을 떠올리며 이 역시도 영화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년 남성이 젊은 여인을 바라보는 주관적인 로망, 상상 등이 일반적인 감정 교합과는 달라서 깨끗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베니스 영화제에서 진짜 뜨거운 받수를 받았는데, 충분히 세계 공통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안성기는 '화장'을 "향기다"라고 정의하며 "죽음의 향기,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향기다. 향기에 취했다가, 취한 것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는 그러한 느낌이다"며 자신이 생각한 이번 영화의 연기 방향을 전했다.

'화장'은 독특한 주제뿐 아니라 기존 임권택 감독의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94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에피소드가 간결하게 이어지며 극을 부드럽게 한다. 또한 현실과 과거 상상이 교차하는 이야기도 스피디하게 전개됐다. 임권택 감독과 여러차례 함께한 안성기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임권택 감독님은 현장에 와서 그 때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일을 하는데, 이번에도 그 스타일은 똑같았어요. 우리나라 영화 현장은 변수가 많아서 바로 대처해야 하는데 신인 감독들은 당황하거든요. 그런데 임권택 감독님은 확신을 가지고 찍으니까, 시간도 많이 안 걸려요. 시간 배분도 감독의 능력인 것 같아요."

임권택 감독은 기존과 같은 모습이었다지만, 안성기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는 앞서 열린 '화장' 언론/배급시사회에서 "43회 촬영 중 43회에 모두 출석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회사, 사무실 장면만 서울에서 찍고, 대부분 부산에서 촬영을 했어요. 그래서 촬영이 없어도 할 일은 없었어요.(웃음) 원래는 하루가 쉬는 날이었는데 그날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이 현장에 온다고 해서 현장에 나갔어요. 기왕 온거 나도 한 장면 찍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날까지 촬영을 했어요. 앞으로도 없을 기록 같아요.(웃음)"

이 밖에 극 중 아내 김호정과의 처절했던 생애 첫 베드신도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안성기는 "베드신이라고 할 수 없다. 베드신은 사람을 흥분시켜야 하는데 이번 베드신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흰색 런닝을 입고 나온 것이 극 중 오상무의 마음을 잘 전달한 것 같다"며 첫 베드신의 기억을 전했다.



안성기는 국민배우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으로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여러모로 주목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사이에 불거진 여러 논란에 대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와 부산시민들의 많은 협조와 도움을 얻어서 만들어진 영화제이다. 부산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좋은 것 같다"라며 대한민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안성기는 최근 관심사를 묻는 질문에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하며 "올해는 내 시간을 마련해 놓고, 여행을 다닐까 생각하고 있다"는 계획을 전했다. 수 십년간 영화계를 주름잡고 있는 안성기지만, 누구보다 간절하고 좋은 영화가 목마르다.

"영화 흥행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늘 있어요. 임권택 감독의 또 다른 행보를 드러낸 작품이잖아요. 어렵게 영화가 만들어진 만큼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네요."

한편 영화 '화장'은 오는 4월 9일 개봉한다.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사진= 영화 '화장' ⓒ 올댓시네마]

조재용 기자 jaeyong241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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