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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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숨 쉰 엔도, 일본의 짙은 그늘

기사입력 2015.03.04 09:14 / 기사수정 2015.03.04 09:19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성남FC의 줄기찬 압박 속에서 그나마 숨을 쉬었던 이는 감바 오사카(일본)의 엔도 야스히토(35)였다. 

감바는 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2015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F조 2차전에서 0-2로 패했다. 광저우 부리에 이어 성남에 패한 감바는 2패로 최하위로 처졌다.

지난해 J리그와 나비스코컵, 일왕배까지 트레블에 기여한 엔도는 당연히 성남의 견제 대상으로 꼽혔다. 경기 전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우사미 타카시와 함께 엔도를 봉쇄해야 한다고 누누히 강조했다.

지난 1999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일본의 준우승의 일원이었던 엔도는 이후 일본 축구계에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아시안컵 2회 우승과 더불어 2006 독일월드컵을 시작으로 3회 연속 꿈의 무대에 출전하는 등 A매치 152경기에 나서며 일본 축구의 핵심 전력으로 꼽혔다.

혼다 게이스케와 카가와 신지 등 유럽의 빅클럽에 진출한 선수들이 조명을 받았지만, 일본의 조타수는 항상 엔도였다. 감바의 주축으로 지난 200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에 등극한 엔도는 시간이 흘러도 기량은 여전했다. 

감바가 자랑하는 패트릭과 린즈, 우사미 타카시는 성남의 육탄 수비에 막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엔도도 마찬가지였다. 켄타 하세가와 감독마저 인정한 성남의 수비와 강한 압박에 공격의 시발점인 엔도는 표면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전매특허인 프리킥의 영점 조준이 아쉬웠다. 

그래도 압박 속에서 틈을 노린 엔도였다. 이따금씩 침투하는 동료에게 정확하게 볼을 건네는가 하면, 겹겹이 에워싼 성남 수비수들을 꿰뚫는 패스, 그리고 여유가 묻어나는 템포 조절로 노련함을 보였다. 김학범 감독이 유달리 신경을 쓴 이유가 있었다.

현장에 있는 일본 기자도 엔도의 플레이에 탄성을 쏟아냈다. 국내의 한 포털 사이트에 한국어로 직접 칼럼을 게재하는 요시자키 에이지 기자는 주눅이 든 감바의 플레이 속에서도 드러난 엔도의 부드러움을 호평했다.

현재진행형인 '노장' 엔도는 일본의 강점이자 그늘이다. 한국이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한 뒤 후계자 찾기에 골몰했듯이, 일본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엔도의 후계자를 찾기는 여간 쉽지 않다. 일본은 현재 제2의 엔도로 2015 호주아시안컵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8강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시바사키 가쿠(가시마 앤틀러스)를 주목하고 있다. 

엔도 본인도 직접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은 기라성 같은 선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요시자키 기자는 "분명 기동력은 좋겠지만, 경기의 맥을 읽고 노련하게 운영하는 것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면서 아직은 비견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엔도의 일본대표팀 은퇴 시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간결한 패스플레이를 추구하는 일본의 색채는 여전히 엔도에게서 진하게 묻어난다. 일본의 집착은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떠나 보내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엔도의 그늘을 재빠르게 걷어내야 하는 것이 일본이 풀어야 할 크나큰 숙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엔도 야스히토 ⓒ AFPBBNews=News1]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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