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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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보고서] '압구정 백야' 아닌 '압구정 선지'인가요?

기사입력 2015.03.03 10:53 / 기사수정 2015.03.03 15:05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주인공이 뒤바뀐 느낌이다. ‘압구정 백야’가 아닌 ‘압구정 육선지’로 불려도 될 것 같다.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 이야기다. 최근 조연 백옥담의 비중이 상당해졌다. 주인공 박하나와 강은탁은 백옥담과 송원근의 들러리가 된 모양새다.

2일 방송분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선지(백옥담 분)는 무엄(송원근)과의 첫날밤에 한복을 입고 댄스를 췄다. 몸에서 열이 난다는 무엄이 EXID의 ‘위 아래’를 추자 선지도 추기 시작했다. 소복만 입은 채 무엄과 마주 보며 댄스 타임을 즐겼다.

극 전개상 필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내용과 상관없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에피소드였다. 늘 그래 왔듯 뜬금없는 장면을 등장시키는 임 작가만의 색깔이 드러났다. 반면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곁가지처럼 흘러가고 있다. 서은하(이보희)를 향한 백야(박하나)의 복수와 화엄(강은탁)과의 러브라인은 백옥담의 이야기에 밀려 지지부진하다.

최근 선지가 생뚱맞게 초미니 드레스를 입고 노출을 감행하는가 하면, 선지의 결혼식 장면만 하루 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전개를 늘어뜨리는 장면이 유난히 많았다. 백야와 조나단(김민수)의 결혼식에 비하면 성대하기 그지없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백옥담은 임성한 작가의 조카다. 백옥담은 ‘고모’의 작품에만 출연하기로 유명하다. MBC 드라마 '아현동 마님'(2007)로 얼굴을 알린 뒤 '신기생뎐', '오로라공주', 그리고 '압구정 백야'까지 임 작가의 작품에 연이어 등장했다. 1986년생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사실이 별로 없지만 ‘압구정 백야’에서 만큼은 주인공 뺨치는 비중을 자랑하고 있다. 백옥담 띄어주기 논란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백옥담의 연기는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 않은 것치고 봐줄 만 하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요 배역이기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뻔히 보이는 백옥담 위주의 전개는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극 전개와 동떨어진 장면들이 늘어나다 보니 전반적인 짜임새를 떨어뜨린다. 제아무리 중독성 있는 필력을 자랑하는 임성한 작가여도 몰입도가 저하될 수밖에 없다.

물론 각종 논란에도 시청률은 끄떡없다. 13~15%를 유지하며 선전 중이다. 독특한 에피소드들에 힘입어 화제성 면에서도 다른 드라마를 능가한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높다고 해서 절대 '좋은' 드라마가 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대본을 쓰는 임성한 작가의 의지이므로 그의 조카 사랑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좋은' 드라마를 즐길 권리가 있는 시청자의 입장을 생각해 볼 때다. 개연성 있는 드라마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의 바람을 알아주길 바란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압구정 백야 백옥담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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