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리뷰] 엄지 척, 웃음 활짝…스타세일러가 선사한 내한공연의 맛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안영하쎄요(안녕하세요). 싸람해요(사랑해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영국 밴드 스타세일러의 보컬 제임스 윌쉬(35)는 서툰 한국말로 모든 곡이 끝날 때마다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1900여 관객들은 그의 몸짓 하나에도 열광하며 화답했다.

스타세일러는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컬처돔 스테이지에서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7 - 5Night' 셋째 날 공연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이번 콘서트는 12일 어벤지드 세븐폴드를 시작으로 하루씩 연달아 바스틸, 스타세일러, 루디멘탈, 아우스게일이 무대에 오른다.

헤비메탈, 일렉트로닉, 브릿팝 등 다양한 장르의 밴드가 출연하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스타세일러가 있었다. 이들은 2002년 정규 1집 'Love Is Here(러브 이즈 히얼)'을 발매한 뒤 'Alcoholic(알코올 홀릭)' 'Good Souls(굿 소울스)' 등으로 사랑받았다. 한국에서도 스타세일러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윌쉬의 보컬에 많은 팬이 생겼다.

스타세일러는 이날 예정된 공연 시간인 오후 8시에 무대에 올랐다. 환호를 한몸에 받으며 등장한 스타세일러는 옅은 미소를 지은 채 손을 흔들어 보였다. 윌쉬는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전자 기타를 집어 든 윌쉬는 초반부의 기타 반주가 인상적인 'Poor Misguided Fool(풀 미스가이디드 풀)'을 첫 곡으로 불렀다. 추위가 잠시 물러간 날씨에 더욱 열기를 불어넣었다. 이어 스타세일러는 강렬한 연주가 이어지는 'In the Crossfire(인 더 크로스파이어)'로 다시 만난 한국팬과 교감했다.

한껏 분위기를 달궈 놓은 스타세일러는 자신들의 대표곡인 'Alcoholic'을 비롯해 'Boy in Waiting(보이 인 웨이팅)' 'Lullaby(럴러바이)'로 가창력과 연주 실력을 뽐냈다.

윌쉬는 'Neon Sky(네온 스카이)'를 부르기 전 관객들에게 휴대폰의 불빛을 무대를 향해 비춰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관객들이 한마음으로 정성을 모으고 노래를 부르자 연신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열창하던 윌쉬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히 맺히기 시작했다. 그가 재킷을 벗어 옆자리에 놓자 관객들은 소리 질렀고, 윌쉬는 쑥스러운 듯 미소 지었다.

스타세일러는 'Tell Me It’s Not Over(텔 미 이츠 낫 오버)'를 편곡해 연주했다. 윌쉬는 한국팬들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관객들이 '떼창(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선보이자 다시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앙코르곡으로 'Silence is Easy(사일런트 이즈 이지)' 'Good Soul(굿 소울)'을 선택한 스타세일러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두 팔을 벌리며 대답을 대신했다. 윌쉬는 공연 막바지에 무대의 가장 앞으로 나가 "한국, 감사합니다"며 인사했다.

윌쉬는 이날 공연이 끝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고마워요. 서울. 이번에도 아름다운 관객들이었어요. 우린 이곳(서울)에서 공연하는 걸 사랑합니다"고 내한공연 소감을 밝혔다.

한편, '5Night' 공연장인 컬처돔 스테이지는 이번 콘서트를 위해 설치된 공간이었다. 크기는 작았지만 협소하진 않았고 어디서든지 무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연주와 노래소리가 공연장을 꽉 채울 정도로 장비에도 신경을 쓴 듯했다.

공연장과 출입구 사이에는 관객들을 위한 놀 거리도 마련돼 색달랐다. 영국 술집인 '펍(Pub)'를 본따 만들었다. 맥주를 판매하는 가판대와 다트, 테이블 축구 게임기를 설치해 운치를 더했다. 아티스트들의 MD(merchandiser·머천다이저) 상품 판매대와 손등에 페인팅을 해주는 곳도 깔끔한 부스에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