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8:37
연예

하지원, 예뻐 보이고 싶지 않았던 여배우 (인터뷰)

기사입력 2015.01.14 07:17 / 기사수정 2015.01.14 07:17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하지원은 한결같다. 서른여덟이라는 나이는 굳이 말하는 것이 거추장스럽다. 영화 '허삼관'속 그녀는 '동네 최고의 미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14일 개봉하는 '허삼관'에서 하지원은 '동네 최고의 미녀' 허옥란을 맡았다. 처음으로 어머니 연기에 도전해 듬직한 세 아들도 생겼다. 13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사회 이후 "영화 속 하지원이 정말 예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고 전하자 의아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결코 예뻐 보이려 찍은 장면이 아니다. 그런 반응이 나와 정말 감사하다. 메이크업도 제대로 하지 않고, 머리도 대강 묶고, 남루한 옷을 입고 전혀 꾸미지 않았다. 나는 꾸미지 않은 편이 더 나은가 싶었을 정도"라면서도 "정말 예뻐요?"라고 다소 당황하는 모습을 비칠 정도였다.  

하지원은 이 아름다운 허옥란역을 맡지 않을 작정이었다고 했다. "원작 허삼관을 정말 재밌게 봤는데 옥란이라는 캐릭터가 내 옷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원의 생각과 주변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연출자 하정우와 하지원 소속사의 대표는 시나리오를 보고 허옥란과 하지원이 잘 어울린다고 그녀에게 다시금 권했다. "다른 사람들이 자꾸 나와 허옥란이 잘 어울린다고 말해 왜 이 캐릭터가 나와 어울리는지 궁금했다"고 허옥란에 대한 호기심이 피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영화 '허삼관'은 허옥란이 아니라 허삼관과 그의 아들이 중심되는 작품. 톱스타 하지원이 맡기에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역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원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런 부분이 신경쓰였다면 이 영화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한 말을 내뱉었다. 이어 "옥란의 비중이나 이런 것들은 내가 영화하는데 있어서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허삼관' 같은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옥란이를 통해 엄마라는 역할이 예쁘게 그려져서 만족스러웠다. 다시 생각해도 이 영화를 하길 잘했구나 싶었다"고 '엄마'로의 변신에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그녀는 촬영장 밖에서도 세 아들의 엄마였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았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촬영장을 찾거나,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가 아이들을 보살핀 게 아니라 아이들이 나와 놀아준 것"이라며 손사레를 치더니 "아이들과 코드가 맞았다. 아이들이 누나 게임해요, 누나 옥수수 따러 가요라며 친근하게 다가와줬다. 촬영현장도 아이들이 촬영장이 너무 좋아 집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였다. 편안하게 놀 수 있도록 촬영장이 잘 준비되어 있었다"고 촬영현장과 아이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영화에서 하지원은 망가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NG가 많이 났던 전혜진과의 격투씬에서는 일반적인 머리를 붙잡고 싸우거나 따귀를 때리는 대신에 '한 방'을 날렸다. '액션'하는 하지원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와 남다른 스냅을 선보였고, 영화관에서는 큰 웃음을 준 '한 방'이었다.

옥란역을 위해 욕설 연습도 따로 했을 정도다. 문어체로 된 대사가 입에 붙지 않는데, 심지어 문어체로 욕까지 해야하니 베테랑인 그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다행히 'X자식아'라고 삼관을 부르며 원망하는 장면에서는 찰진 느낌으로 연출자 하정우의 칭찬도 받았다며 수줍게 전했다.



하지원은 동료들과 현장들의 평가가 일관성을 가진다. 늘 열심히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귀감이 된다는 것. 함께 호흡을 맞춘 하정우 역시도 본받을 점이 많았다며 같은 의견을 보탰다.

하지원은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스타일"이라며 "좋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다. 싫어하는 건 안한다. 때로는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도 있는데 그럼 그 안에서 좋아하는 것을 찾는 편"이라며 늘 열정적인 태도의 비결을 귀띔했다.

그는 "무료한 상황이라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걸 잊게 될 때도 있고, 누군가 재밌는 사람을 관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정상의 자리에 있는 여배우의 롱런비결은 단순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마음먹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싫은 것에서도 좋은 것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지만 하지원에게는 몹시 익숙한 일처럼 보였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녀는 환한 미소로 주변 사람들을 챙기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를 권했다. 왜 '하지원'을 만인이 선택하는지 그녀의 대답을 들을수록 수긍할 수 있었다.

'허삼관'에서 옥란은 자신과 결혼하게 된 허삼관에게 "나는 외모도 예쁘고 재주도 많으니 당신은 참 복받은 사람이에요"라고 새침하면서도 사랑스럽게 자신한다.
 
외모도 예쁘고 재주도 많은 하지원이라는 배우를 만나다니, 우리는 꽤 복받은 관객이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하지원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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