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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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봄날' 감동으로 진부함을 불식시키다

기사입력 2014.10.31 07:02 / 기사수정 2014.10.31 08:11

'내 생애 봄날'이 종영했다 ⓒ MBC 방송화면
'내 생애 봄날'이 종영했다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감동은 진부함을 넘어선다. 뻔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다.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이 30일 새드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에서는 상태가 악화한 이봄이(수영 분)가 다른 이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나는 내용이 암시됐다.

수술실에 들어간 이봄이는 자신에게 심장을 이식해준 강동하(감우성)의 죽은 아내 윤수정(민지아)의 손을 잡고 웃어 보였다. 이내 고개를 돌린 그는 얼굴이 나오지 않은 다른 환자에게 손을 건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결말이 뚜렷하게 내려진 건 아니었지만 정황상 봄이가 다른 환자들에게 장기를 기증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봄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봄이 덕에 또 다른 환자는 새 삶을 얻었다. 동하 역시 봄이로 인해 과거 작별인사조차 없이 아내를 허무하게 떠나보낸 일을 잊을 수 있게 됐다. 해피엔딩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법하지만, 슬픈 결말이어서 오히려 여운이 배가되는 부분이 있었다. 억지로 눈물을 쥐어 짜게 하지 않은 점도 좋았다. 

'내 생애 봄날'은 사실 줄거리 면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나쁘게 말하면 식상한 드라마였다. 장기를 기증한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이 장기 이식 수혜자에게 전이된다는 세포 기억설(Cellular Memory)이라는 소재는 이미 국내외 작품에서 다뤄진 바 있어 신선함이 떨어졌다. 게다가 잔잔한 전개 때문에 종종 지루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감동'만은 평범하지 않았다.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차가운 머리로 하는 사랑이 아닌, 심장이 이끄는 사랑이라는 순수한 주제를 보여줬다. 동생이 짝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한 형, 동생의 여자를 형이 사랑하게 된다는 막장기 다분한 설정도 눈살이 찌푸려지기 보다는 봄이의 심장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이 드라마가 그저 그런 이야기로 그치지 않았던 데는 배우 감우성의 힘이 컸다. KBS '근초고왕'(2011) 이후 4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그는 까칠부터 진지함, 슬픔, 기쁨 등 미세한 감정을 촘촘하게 표현해냈다. 새로운 사랑 앞에 애써 마음을 억누르려는 남자의 모습, 그럼에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는 사람을 또 떠나보내야 하는 강동하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방영 전 '연기돌'에 대한 편견의 시선을 받기도 한 소녀시대 멤버 수영은 무난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초반에는 발랄한 면모를, 중후반에는 절절한 감성을 내보이며 이봄이를 소화했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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