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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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혁 "'장보리'로 떴다고? 겸허히 연기해야죠" (인터뷰)

기사입력 2014.10.16 08:51 / 기사수정 2014.10.18 14:29

성혁이 '왔다 장보리'로 얻은 것을 털어놓았다 ⓒ FNC엔터테인먼트
성혁이 '왔다 장보리'로 얻은 것을 털어놓았다 ⓒ FNC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떴다니요. 에이 말도 안 돼요.”

데뷔 10년 만에 핫한 스타가 된 이가 있다. 시쳇말로 빵 떴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탄산남’, ‘문사이다’, ‘갓지상’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 못지않게 존재감을 발휘했다. 본명보다 극중 이름이 더 익숙한 배우, 문지상을 연기한 성혁 이야기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문실장’ 문지상은 오간데 없다. 검정색 가죽재킷에 거뭇거뭇한 수염까지. 여유롭게 인터뷰 장소에 들어선 그는 문지상과는 180도 다른 매력을 풍겼다.

시청률 4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끈 ‘왔다 장보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건만, 그는 생각보다 차분한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확 떴다는 기자의 말에 “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이랑 똑같은 걸요”라며 쑥스러운 듯 손을 내저었다. “너무 감사하고 좋은 일이지만 들뜨지 않으려 해요. 문지상 캐릭터 덕에 다음 작품의 폭도 넓어지고 많은 기회를 얻은 건 사실이지만 들뜨는 마음을 자제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겸허하게 연기하려고요.”



문지상은 결혼을 약속했던 연민정에게 버림받은 뒤 철저한 복수를 감행했다. 그녀의 악행을 주변인들에게 조금씩 폭로하며 ‘연민정 잡는 남자’로 활약했다. 연민정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뛸 때마다 이를 저지한 사람은 장보리(오연서)도, 도씨(황영희)도 아닌 다름 아닌 문지상이었다.

“실제 저라면 진작 연민정을 떠났겠지만 지상이는 복수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민정이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일까지 포기했는데, 그걸 다 되돌려 놓을 사람도 민정이 뿐이니까요. 동기가 명확하니 문지상 캐릭터가 이해가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애증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어요. 민정이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쳐다보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렇게 살면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민정이가 더 이상 나쁘게 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죠.”

연민정에게는 독한 복수를 계속했지만 딸 비단이에게는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준 그다. 마지막회에서 비단이를 뒤에서 바라보며 눈물을 애써 참는 장면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는 “촬영하면서도 정말 많이 울었다”며 감정에 몰입한 당시를 회상했다. “비단이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 서러웠어요. 비단이를 이제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복받쳐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복수심부터 부성애까지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성혁은 ‘왔다 장보리’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작품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지만 사실 알고 보면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배우다. SBS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2005)로 데뷔한 뒤 SBS '오! 마이 레이디', KBS '결혼해주세요' TV조선 '백년의 신부' 등에 출연했다.

연기 경력은 오래됐지만 유명세를 누리진 못했다. 하지만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했던가. 포기하지 않고 한 길만 달려온 그는 문지상이라는 강렬한 캐릭터를 만나게 됐고, 무명 설움도 한 방에 날리게 됐다. 그는 "‘왔다 장보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했다.

“보통 작품이 잘 안 될 경우 반성하고 배우게 되는데 이번에는 잘 됐어도 배운 것들이 많아요. 예전에는 거만했어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상대배우들과 스태프간의 호흡이 맞아야 작품도 잘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어요. 배우가 엄청난 연기력을 갖고 있다 해도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가 없으면 홀로 설 수 없더라고요.”

힘든 터널을 지나 이제 배우로서 빛을 보게 된 그의 꿈은 의외로 소박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스타가 되는 것도, 유명세를 타는 것도 아닌 연기로 대중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저 친구만 이 역할에 어울린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대중이 공감하는 연기를 펼치고 싶고요. 기쁨만 주는 연기보단 희로애락을 모두 전달하길 바라요. 인생에 기쁨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시청자들이 ‘아 나도 저렇게 힘들었는데’, ‘저렇게 살면 안 되는 거다’라면서 공감할 수 있도록요.”

그는 11월 방송되는 KBS 1TV 새 일일드라마 ‘당신만이 내사랑’의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왔다 장보리’의 인기 여세를 이어간다. 그는 “부담 갖지 않고 연기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레스토랑 셰프 역할인데 남성스러운 스타일이에요. ‘왔다 장보리’가 잘됐지만 부담은 갖지 않으려 해요. 잘해야겠다고만 생각하면 즉각적인 연기가 잘 나오지 않을 것 같거든요. 생각을 덜하고 연기하려고요. 문지상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보여줘야죠.”(웃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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