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9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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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닌데.." 폭력으로 얼룩진 K3의 빅매치

기사입력 2007.06.18 23:54 / 기사수정 2007.06.18 23:54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잠실, 박형진 기자] 16일 오후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열린 K3 리그 7라운드 경기에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잠실 보조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유나이티드와 대구 파워트레인의 경기에서 서포터와 선수 일부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한 것. 그늘 한 점 없는 경기장에서도 K3리그의 축구는 변함없이 열정적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열정이 아찔한 폭력사태로 이어질 뻔했다.

사건의 시작은 경기가 끝날 때쯤이었던 후반 45분께. 서울 유나이티드가 조현석의 두 번째 골로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었다. 서울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진 순간이었고, 홈팬인 서울 서포터들은 리그 1위 대구 파워트레인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기쁨에 벌써 환호를 터뜨렸다.

당시 조현석은 대구 파워트레인 선수들이 공격을 나온 틈을 타 제용삼의 크로스를 받은 뒤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골키퍼를 제치고 슛을 넣었다. 그러나 대구 파워트레인 선수들은 두번째 골에 대해 오프사이드가 아니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김완수(대구)는 경기 내내 서울 서포터들의 조롱 섞인 응원을 받은 것이 분했던 듯 부심을 협박하듯 달려들며 거칠게 항의했고, 덩달아 서울 서포터들 역시 경기를 지연시키고 있던 대구 선수들에게 욕설 섞인 조롱과 항의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선수들에게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일부 대구선수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특히 대구 골키퍼는 관중석 근처로 가 서포터들을 도발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결국 서울 서포터들 몇몇이 관중석 근처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계기는 대구 선수가 물병을 관중석으로 집어던지면서부터였다. 얼음이 든 물병은 운이 없게도 관중석에 앉아 있던 아이의 얼굴에 맞았고 서울 서포터들은 펜스 근처까지 달려들어 대구 선수들을 위협했다.

대구 선수들 역시 선수 교체판과 의자 등 경기장 물품들을 집어들며 맞상대를 벌였고, 몇 안 되는 인원들이 흥분한 관중과 선수들의 충돌을 막고자 했지만 결국 김완수, 김순호(서울) 등 일부 선수들이 부상을 입고 말았다.

여기에 불을 끼얹은 인물은 대구 파워트레인 코치진. 서울 유나이티드 임근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팬들을 진정시키려 노력한데 비해, 대구 관계자 중 일부는 웃통을 벗으며 팬들을 위협했다.

결국, 경기는 다리에 부상을 입은 김완수가 앰뷸런스로 이송될 때까지 30분 가까이 지연된 뒤에 가까스로 마칠 수 있었다. 대구 관계자들은 앰뷸런스가 늦게 도착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대구 코치진이 서울 팀닥터 및 스탭에서 욕설을 퍼붓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추가적인 폭력 사태는 없었지만, 잘못하면 경기장이 전쟁터가 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서울의 승리로 끝난 이 경기는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씁쓸한 기분만을 남기고 말았다.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열정만큼은 대표팀 못지 않은 K3리그가 출범 2개월 만에 '서포터 대 선수의 집단 난투극'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이 일이 흥분을 참지 못한 일부 선수들과 관중 때문일까. 아니면 날씨 탓일까.

이 사태를 계기로 선수 및 구단, 서포터와 심판 모두 각성이 필요하다. 심판은 경고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선수들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서포터 역시 불미스러운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끔 자중했어야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선수들이 물품을 던지고 관중을 향해 발길질을 하는 등 폭력행위를 일삼은 것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양 구단과 협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사진ⓒ서울 유나이티드 vs 화성 신우전자 경기 사진]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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