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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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감독 "'B급 영화' 표현은 멋진 말…다양성 향한 존중 필요"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10.20 07:00 / 기사수정 2020.10.19 17:2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신정원 감독이 남다른 개성으로 완성한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지난 9월 29일 개봉한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 '시실리 2km'(2004), '차우'(2009), '점쟁이들'(2012)를 통해 개성 있는 연출력으로 마니아들의 응원을 받았던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코믹과 스릴러, SF·호러, 액션까지 총망라된 복합적인 장르로 완성된 영화는 신정원 감독 특유의 기발함으로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화 공개 후 등장인물들의 정체에 대한 추측들이 이어진 가운데,신정원 감독은 "열어두고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배우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말을 안 했었어요. 열어두고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배우나 스태프, 관객 모두가 다양하게 나름대로 해석을 해주시길 바랐고요. 어떤 식으로 규정이 지어져있는 것보다, 이렇게 "걔는 언브레이커블 같은데?'처럼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재밌다 싶었죠."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는 영화가 아니었기에,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연기하고 참여하며 느꼈을 불안감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했다. 그들이 움직이고 행동하는 모습 그대로를 믿어주는 것이 신정원 감독이 택한 방식이었다.


이정현과 김성오, 이미도, 양동근, 서영희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싶었다. 장 소장 역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 양동근의 연기를 보면서는 모니터를 보고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폭소하며 배우들의 모습에 깊이 공감하기도 했다.

신정원 감독은 "물론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배우들도 영화 중반부터는 좀 더 자유롭게 연기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제가 '마음대로 해보자'고 했을 때 배우들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중반에 등장하는 술을 마시고 가위 바위 보를 하는 장면 같은 지점부터는 그렇게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더 나오더라고요. 저보다 캐릭터에 대해 잘 아니까, 잘 표현해 줄 것이라 생각했고요"라며 배우들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며 자신의 소신도 전했다.

"제가 즐기는 것을 사람들 역시 좋아해준다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죠. 그런 것에 있어서 눈치를 보게 되면, 마치 규격화된 데이터를 뽑아서 만드는 영화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고요. 흥행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할지라도, 제가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다른 작품에 비해 자신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부끄러움은 없어요."


자신의 연출작들을 얘기할 때 함께 언급되곤 하는 일명 'B급 감성', 'B급 영화'라는 표현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신정원 감독은 "뭔가 이 표현을 쓰면 약간 마이너한 느낌으로 남아버리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저는 B급이라는 말이 정말 멋진 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화에 있어서도 이런 감성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비슷비슷한 모습들을 보는 것에 대한 관객 분들의 한계점은 이미 옛날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싶거든요.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죠"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블랙코미디는 할 만큼 해 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다른 장르 도전도 꾸준히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신정원 감독은 "인간의 내밀한 모습을 좀 더 그린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인간에게는 다 양면성이 있잖아요? 다들 내면에 그것을 감추고 사는 것이고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도 있듯이 힘들지만 깔깔거리고 웃을 때가 있고 울 때도 있는 것처럼, 그런 모습이 솔직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감정들을 좀 더 느끼게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TCO㈜더콘텐츠온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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