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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살아있다', 멋있는 것 포기하니 새로운 지점 보여"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7.08 18:15 / 기사수정 2020.07.09 08: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어느 때보다 한결 편안해진, 가깝게 느껴지는 배우 유아인의 얼굴이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를 통해 스크린에 그려졌다.

'베테랑'(2015), '사도'(2016), '버닝'(2018), '국가부도의 날'(2018)까지 최근 작품 속의 강렬한 이미지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돼왔지만, '#살아있다' 속 오준우 캐릭터를 통해서는 자신이 좋아했던 성향의 인물을 연기하며 또 다른 재미와 새로운 감정들을 느꼈다.

6월 24일 개봉한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 유아인은 생존자 준우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 속에서도 개봉 후 7일까지 16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꾸준히 상영 중이다. 눈앞의 생존 문제에 직면하며 절망부터 희망까지, 한 사람이 갖게 되는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 유아인의 연기 역시 호평 받고 있다.

유아인은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죠"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금 유난스러울 정도로, 현장 편집본을 가장 많이 봤던 영화였어요. 많은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도와주긴 했지만,(웃음) 초반에 극을 혼자 끌고 가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 없이 블루 스크린을 보고 연기해야 하는 것이 모두 부담스럽기도 했었죠. 장르영화 안에서, 인물에 집중하는 깊이나 시간이 이렇게 강한 영화는 찾기가 힘들었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영화의 장점이 될 수 있게끔 효과적으로 만들어져야 했죠. 부담도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재미도 물론 있었어요."


'유아인의 원맨쇼'라고 불릴 정도로, 또 다른 주인공 박신혜가 등장하기까지 40여 분을 홀로 끌어가야 했던 상황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그림을 그려보는 느낌이 강했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그것이 곧 영화의 성질이 될 것이기 때문에, 부담과 걱정 다 있었지만 이렇게 저렇게 시도를 해보면서 배역에 편하게 접근해 볼 수 있던 장점도 확실히 있었어요"라고 떠올렸다.

유아인의 장르물 도전이 의외의 행보라는 평도 존재했다. 유아인은 "어떤 점에서는 장르물에서의 선입견도 많이 없어졌고, 편하게 시도해볼 수 있을 만큼 여유도 생겨난 것 같아요"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장르물의 특성이라는 것이,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는다는 느낌 같은 것이 있거든요. 아주 강렬하고 스타일리시한 매력이 있고, 배우의 에너지와 감정들이 영화에 크게 작용하면서 내밀하게 들어가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 볼만 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 배우의 역할도 어느 정도는 커야 한다고 보는데, 그게 또 제 자존감이기도 하잖아요.(웃음) 그런 영화라는 측면도 선택에 크게 작용했고요."

홀로 고립된 후 극단적인 감정을 느끼며 춤추듯 몸을 움직이는 등 그 어느 모습보다 현실감 있게 느껴지는 유아인의 얼굴들이 다양한 화면으로 다가온다. 할 수 있는 틀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시도해보며,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었다.


"안 해본 짓이었는데…"라고 쑥스럽게 웃어 보인 유아인은 "전날 집에서 연습 영상을 찍어서 감독님에게 보내기도 했어요. '이 정도의 에너지로 이 정도의 움직임이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했죠. '음악을 틀어놓고 10분 정도의 막춤을 춘다' 정도로 지문이 나와 있었는데, 현장에서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었고요. 다음 상황들을 생각하면서, '이 장면에서 이 정도로 움직인다면 다음에 또 다른 무언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나름대로의 설득 같은 작업을 거치면서 계속 작업해나갔죠"라고 설명했다.

'의외의 모습'이라는 평에는 "저는 사실 이게 제 옷 같은 느낌이에요"라고 다시 맑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전보다 흡입력 있게 그려질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을 갖고 최선을 다했던 현장이었고, 그 숙제를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어떻게 풀어내는지 함께 느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제가 '베테랑'을 소개했을 당시에, '제가 그려왔던 그림 안에서의 번외편 같은 느낌입니다'라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오준우는 제가 원래 애정을 보였던 성향의 인물에 가까워요. '완득이'나 과거의 드라마 속 제 모습처럼 평범하면서도 귀염성 있는 그 정도의 인물, 자연스러운 그런 인물의 느낌을 좋아했죠. 그냥 흘러만 가기보다는 좀 더 가열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했던 순간에 그 작품들을 선택하게 됐던 것이고, 그런 이미지로 계속 해석되니 사실 저항해보고 싶던 마음이 들었던 적도 있어요. 이런 퍼즐링을 통해서 다채롭고 입체적인 롤을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 저의 숙제가 아닐까 싶죠. 준우는 완전히 그 때의 저로 돌아갔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고, 그 과정에서 다시 돌아온 옆집 청년 정도가 아닐까요."


많은 화제를 모았던 스타일링 이야기도 전했다. 탈색 삭발 헤어스타일 이야기를 꺼낸 유아인은 "원래 눈을 가리는 길이의 가발이 이미 준비돼있었어요. 한 번 촬영까지 마친 상태에서 새롭게 의견을 나누며 탈색 헤어스타일이 됐죠"라고 전했다.

''#살아있다'가 100만 관객을 넘게 되면 가발 헤어스타일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알렸던 유아인은 실제 100만 관객 돌파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오준우 과거 공개'라는 글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전의 어느 작품들보다도 '오히려 더 많이 자유롭게 풀어져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고 짚은 유아인은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 초반에 거울을 보는 모습이 있어요. 뭔가 풀어진 제 얼굴인데, 잘 생겨 보이는 것을 포기했다고 해야 할까요"라고 껄껄 웃으며 "멋있기를 포기한 순간에서 획득한 새로운 지점들이 있었죠"라고 덧붙였다.

2주간 방송되며 높은 화제를 모았던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출연을 이야기하면서는 "'내가 어디까지 솔직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는데, 그런 마음까지 다 털어놓았던 시간들이었어요"라고 말하며 "무언가를 추구하며 살아오던 나의 삶, 이루고 싶었던 목표와 고민들, 숙제들을 시원하게 털어냈죠"라고 밝혔다.

꾸준한 활동은 계속된다. 하반기에는 '#살아있다'에 앞서 촬영을 마쳤던 '소리도 없이'로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돌아올 예정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UAA, 유아인 인스타그램,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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