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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두산 통역 최우진 씨 "호세는 친구나 다름없어"

기사입력 2020.01.19 13:46 / 기사수정 2020.01.19 14:28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친구죠, 친구."

지난해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보다 안타를 많이 친 선수는 없다. 페르난데스는 197안타를 쳐 안타 부문 1위를 했고,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꼈다. 두산이 통합 우승하는 데 공이 매우 컸다는 평가다.

플레이야 선수 본인이 하나, 주변 도움이 매우 컸다. 쿠바에서 지구 반대편 한국으로 온 혈혈단신 페르난데스에게 진심으로 다가간 두산 선수단만 아니라 그의 입과 귀가 돼 준 두산 운영1팀 사원 최우진 씨 도움도 있었다. 

최 씨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10년 거주 경험이 있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5년 전 두산과 연이 생겨 투수 유니에스키 마야 통역을 맡기도 했다. 남미 문화를 잘 알고 있는 데다 선수 관리 경험까지 있으니 페르난데스도 그를 친근히 여긴다.

최 씨는 "외국인 선수 특성상 아무리 친해도 사무적 관계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으나, 페르난데스와 나는 친구 사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우리나라 음식이 맵다 보니 외국인 선수 중 입도 안 대는 선수가 있기도 하다. 그래도 호세는 '한국 사람에게 실례가 아닐까'라고 우려하더라. 일단 맛 본 뒤 입맛에 맞으면 더 먹는 식이다. 청국장도 잘 먹는다"며 페르난데스를 소개했다. 



그는 페르난데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관여할 정도다. 최 씨는 "처음 왔을 때 언어가 안 통하니 밀가루며 쌀, 케첩, 하물며 소고기 부위까지 설명해 줘야 했다. 문화권도 다른 데다 편의점 가는 것마저 어려움이 있었다. 나와 외식도 자주 하며 이제는 많이 터득한 상태"라며 웃었다.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 씨는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잘 안 풀릴 때가 있다. 호세도 그렇다. 나는 선수가 아니다 보니 기술적 조언은 못 한다. 어쨌든 호세도 미국 빅리그에서 뛰다 온 선수 아닌가. 그래도 곁에서 힘이 돼 줘야 한다. '방금 못 쳤어도 너 3할 치고 있다'고 하거나 기분 풀릴 때까지 5분 기다렸다 가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야구는 심리적 스포츠"라고 말하는 최 씨는 페르난데스의 외로움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다. 지난해 그는 한국과 수교가 안 된 쿠바에서 페르난데스 가족을 초빙한 일등공신이다. 배경을 물으니 최 씨는 "경기장에서 다 같이 있다 집으로 가면 혼자가 되니 외로울 거다. 절차상 까다로움이 있었으나, 나는 서류 준비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심리적 요인이 컸을까. 페르난데스는 가족이 한국에서 머문 동안 4할(29경기 타율 0.381) 가깝게 맹타를 휘둘렀다. 최 씨는 '공이 컸다'는 말에 부끄러운 듯 손사래쳤다.



두산은 페르난데스와 올해도 함께다. 보장액 45만 달러, 옵션 45만 달러로 총액 90만 달러의 합리적 계약을 상호 합의했다. 최 씨는 "워낙 친하다 보니 (계약 후) 따로 주고받은 말은 없었다. 그동안 호세도 '나는 두산과 한국이 정말 좋다'고 한 적 있다. 평소 스스로 채찍질하는 유형인데, 계약만 봐도 선수 의지가 커 보인다"고 봤다.

최 씨는 "나와 함께하는 선수가 최다 안타 선수여서 매우 자랑스럽다. 올해도 건강히 시즌 치렀으면 좋겠다. 안 아프고, 이천보다 잠실 쌀밥 먹으면서 지난해만큼 해 주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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