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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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더 간절하게" 한화 김진영, 벼랑 끝에서 시작하는 희망

기사입력 2020.01.12 07:37 / 기사수정 2020.01.12 01:23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눈치채지 못한 사이, 한화 이글스 김진영이 벼랑 끝에서 스스로 만든 작은 변화 속에서는 자신감과 가능성이 꿈틀거렸다.

지난 시즌, 김진영은 8월에서야 1군 마운드에 올랐다. 3년 내내 시달렸던 같은 부위의 부상 탓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좋았던 느낌은 잊은 지 오래였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통증에 외면하고 싶었던 재활군행은 현실이 되고, 그 때 이미 시즌은 중반을 지나고 있었다. 김진영은 당시를 돌아보며 "솔직히 야구를 내려놓을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김진영은 "아무리 해도 통증이 잡히지 않았다. 프로는 결과를 내야 하는데, 통증을 안고 던지면서 내로라하는 선수들 앞에서 결과를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 인생을 생각했을 때, 정말 올바른 길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누군가는 철없는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 만큼은 내려놓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나 혼자만 생각한다면 내려놓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민태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김회성 트레이너님을 만나면서 멘탈을 잡았다. 이제명 매니저님은 '네가 어떤 판단을 하든지 너의 선택을 존중하되, 형 동생으로 창피하지만 말자'고 얘기해주셨다"고 고마웠던 이름들을 꺼냈다. 

그렇게 내려놓고 싶었던 야구를 다시 붙잡고, 김진영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깨기로 했다. 스스로 투구폼을 바꾸면서 안 아프게 던질 수 있는 법을 찾았다. 눈으로 보이는 변화는 아니지만, 던지는 투수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폼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미세하다면 미세하고, 크다면 큰 차이였다.


그리고 2019년 8월 21일 시즌 첫 1군에 콜업된 김진영은 이튿날인 22일 문학 SK전에서 시즌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투수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김진영은 4이닝 1실점으로 쾌투했다. 김진영은 이 경기를 "잊지 못한다. 내가 새로운 폼으로 야구를 해도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선발 기회를 받은 김진영은 승리 없이 4패를 안았다. 최종 성적은 6경기 26⅔이닝 평균자책점 4.05. 하지만 숫자를 떠나 김진영에게는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는 "최대치로 모든 능력을 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어느 정도 통증이 잡혔다는 느낌"이라며 "마무리캠프 때 정민태 코치님이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그러면서 피칭이 좋아지고,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내년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등번호 18번을 달았던 김진영은 2020년부터 데뷔 해에 달았던 37번으로 배번을 다시 바꿨다. 그는 "처음 시작했던 번호다.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18번일 때 가장 힘들었다. 아무래도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더라. 그래서 더 간절하게 야구를 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번호를 바꿨다"고 전했다.

대전에 내려와 운동을 하던 김진영은 지난 6일 장민재를 비롯한 선배들과 함께 해외 훈련을 떠났다. 김진영에게는 또 다른 준비,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다. 김진영은 "100% 만족스러울 순 없겠지만, 재작년보다 작년 발전된 느낌을 받았다. 탄력을 받아 승부해야 할 것 같다"고 새로운 시즌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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