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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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감독 "까불이 흥식이, 1회부터 들킬 줄 몰랐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12.01 08:00 / 기사수정 2019.11.30 15:23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동백꽃 필 무렵' 차영훈 감독이 마지막까지 베일에 싸였던 '까불이'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 분)을 무조건적인 응원과 지지로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 임상춘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며 방송 2주 차에 시청률 두 자릿 수를 돌파했고, 최종회에서 23.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 요인 중 하나는 옹산의 연쇄 살인마 '까불이'의 존재였다. 향미(손담비)를 살해하고 동백에게 위협을 가하는 까불이의 정체가 누군지 매회 궁금증을 자아낸 것. 후반부 흥식이 아버지로 밝혀지는 듯 했지만 마지막 회 흥식(이규성)이가 진짜 까불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깜짝 반전을 선사했다. 

차영훈 감독은 "'까불이'는 임상춘 작가님이 지은 이름이다. 연쇄 살인마라고 해서 무서운 이름으로 공포심을 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이건 임 작가 특유의 균형감이기도 한데 적당히 무섭기도 하면서 말맛을 살리는 이름이었다고 본다. 마지막에 동백이가 까불이를 잡은 뒤에 '까불지마라'고 했을 때 통쾌함 같은 것이다. 준비된 살인마의 별명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의 모든 캐릭터가 까불이 후보에 올랐을 만큼 시청자들의 까불이 추리는 화제 그 자체였다. 진짜 까불이 흥식이는 초창기부터 언급됐던 후보였고, 심지어는 향미 트랜스젠더설도 있었다. 

차 감독은 "흥식이가 1회 배관하러 들어가는데 시청자들이 '쟤가 까불이 같다'라고 하더라. 첫 회부터 들키다니 이걸 어쩌나 처음엔 정말 당황했다"며 "그래도 다른 아이디어를 내주시는 분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나중에는 (까불이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구룡포 촬영장을 통제하는 인원만 12명이 동원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배우들에게도 연막을 쳤다. 처음에 이규성 배우에게 '추적자' 하정우씨 대본을 주면서 읽어보라고 했는데 이 친구 입장에서는 '나한테 이걸 왜 시키지?'했나 보더라. 주변 배우들한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다들 '네가 까불인가보다'했다는 거다. 그래서 임작가님과 흥식이 아빠인척하는 스토리라인을 다시 정리했다. 또 말을 맞춰서 배우들에게는 촬영 전 주까지 '우리도 까불이가 누군지 못 정했으니 전부 애매하게 연기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럴 웃지 못할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향미 트렌스젠더 설에는 "코펜하겐에서 첫 번째 성전환 수술이 있었을 줄이야 생각도 못했다. 향미도 민망해했다"며 "이 드라마의 화제성을 반증해주는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동백꽃 필 무렵'은 멜로, 코미디, 드라마, 스릴러 등 각각 다른 장르가 조화를 이룬 드라마였다. 차 감독은 "사실은 우리 삶이 복합장르 아닌가. 슬픈 일이 있어도 일은 해야 하고 밥도 먹고 잠도 잔다. 많은 드라마들은 사랑의 아픔 뒤에 계속 그 아픔을 겪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나 임작가님 모두 리얼하게 표현하길 원했다. '까불이'는 자칫하면 너무 소소한 이야기로 흘러갈까 싶어 넣은 스릴러적 요소다. 드라마적인 엣지를 주면서 감히 메시지를 조금 더 전달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싶어 이런 장면을 구현하게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엔딩에서는 필구의 메이저리그에 진출과 함께 중년부부가 된 동백이와 용식이가 미소 짓는 모습이 그려졌다. 차 감독은 "엔딩신은 1회를 쓰면서부터 준비된 장면이었다. 시놉시스 상으로 필구는 용이었다. 그래서 필구가 용이되는 장면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원래는 성화봉송이었는데 드라마 흐름상 필구가 메이저리거가 목표라고 했을 때 동백이의 꿈과 삶이 기적으로 표현되는 최고의 신은 무엇일까 싶더라. 사랑하는 아들이 꿈을 이루고 그 옆에 용식이와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가님도 그런 기적들을 눈으로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KBS 제공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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