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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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내나' 장혜진 "연기, 친구처럼 천천히 다가가 보여드리고 싶어요"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11.05 08:00 / 기사수정 2019.11.05 17:4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올해 영화 세 편으로 인사드리게 됐어요. 정말 열심히 일한 것 같아요.(웃음) 영화 '기생충'부터 '우리집' 우정출연, '니나내나'까지, 제게는 모두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이죠."

배우 장혜진이 올해를 되짚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5월 개봉한 '기생충'을 통해 배우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드러냈고, 자신의 또 다른 열정과 애정이 가득 담긴 '니나내나'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10월 30일 개봉한 '니나내나'는 오래전 집을 떠난 엄마에게서 편지가 도착하고, 각자 상처를 안고 살아온 삼 남매가 엄마를 만나기 위해 여정을 떠나며 벌어지는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그린 이야기.

장혜진은 삼 남매 중 장녀 미정 역을 연기했다. 예식장에서 일하며 홀로 중학생인 외동딸 규림을 키우며 살고 있는 미정은 가족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성격으로 누구보다 가족을 끔찍이 여기지만 가족을 버리고 떠난 엄마에 대한 상처와 원망은 버리지 못한 채 살고 있다.

'니나내나'는 지난 겨울, '기생충' 개봉 전 촬영을 마친 작품이다. '기생충' 속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늘렸던 장혜진은 미정 캐릭터에 현실적으로 녹아나기 위해 다시 다이어트를 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장혜진은 "원작 그래픽 노블에서는 머리를 틀어 올린 스타일이었는데, 2개월 만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이 많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영화 속의 파마머리가 된 것이죠"라며 외적인 스타일링부터 캐릭터를 잡아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전했다.

미정에게서 아이의 모습을 느꼈다고 말한 장혜진은 "미정이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들었던 말 때문에 마음속에 상처가 있어요. 어른이 된 후 애써 괜찮은 척 눌러왔던 모습들 속에서, 갇혀 있는 아이의 마음을 볼 수 있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미정이의 겉은 나이 들어가고 아이도 생기고, 이혼도 했잖아요. 상처들이 자꾸 오면 자기방어가 생기게 돼요. 동생들은 미정의 오지랖이 싫다고 하지만, 그렇게 챙겨주고 싶고, 덜 성숙하지만 성숙해지고 싶은 그런 모습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나온 것 아닐까 해요. 그런 연기를 20대 때 했다면 안 나왔겠지만, 마흔 다섯 살에 했으니까 또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해요."

'화기애애'라는 단어를 계속 꺼내도 모자랄 정도로, 남매로 함께 나온 태인호와 이가섭, 이동은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두 배우(태인호, 이가섭)가 센 연기를 많이 해 와서 깍쟁이 같고 차가워 보일 수 있지만, 감독님도 그렇고 그렇게 아날로그적일 수가 없어요.(웃음) 예민한 배우의 감성을 갖고 있지만 연기로 그것을 부드럽게 풀 줄 알고요, 또 연기와 자신을 잘 분리하면서도 연기를 할 때 날카로울 수 있는 것,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웃음) 이렇게 행복하게만 찍어도 되나 싶었어요. 감독님도, 제게 '느낀 대로 연기하라'고 현장을 열어주셨거든요. 차분하고 여리여리 하시지만, 그 안에 갖고 있는 강단을 느낄 수 있었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1기 출신으로 시작해 1998년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으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사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며 아내이자 엄마 역할에 충실하며 잠시 연기 활동을 쉬어왔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으로 다시 연기에 복귀했고, 2016년 영화 '우리들'을 통해 봉준호 감독의 러브콜을 받으며 '기생충'을 시작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차기작으로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애비규환' 등 다양한 작품이 시청자와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장혜진은 "(빈틈없어 보이는) 완벽한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것은 힘든 일이지 않나 싶어요"라고 솔직하게 토로하며 "지금의 제 모습을 자꾸 들키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라고 말을 이었다.

"아직은 보는 분들에게 제가 낯선 배우라는 것을 알아요. 제 이름을 모르시는 것, 얼굴을 몰라봐주시는 것이 전혀 섭섭하지 않죠. '기생충'의 충숙, '니나내나'의 미정처럼, 캐릭터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좋은 작품으로 계속 찾아가고 싶거든요. 관객 분들도 저를 친구처럼 느껴주셨으면 좋겠고, 그렇게 천천히 다가가고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리틀빅픽처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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