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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편지' 전무송X정영숙, 죽음 직전 재회…아픈 근대사 담아냈다

기사입력 2019.09.13 15:25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생일편지’가 전무송-정영숙의 60년 만 슬픈 재회와 함께,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건을 겪은 한인들의 가슴 아픈 현실을 담아내며 뭉클한 마무리를 이뤄냈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드라마 ‘생일편지’에서는 어린 김무길(송건희 분)과 어린 여일애(조수민)가 히로시마 원자폭탄으로 인해 피폭당하는 현장을 생생히 그려냈다. 폭탄으로 아비규환이 된 현장을 돌아다니던 두 사람은 타는 듯한 목마름에 검은 빗물을 받아 마시는 한편,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뱃삯을 치렀으나 사기를 당하며 좌절감에 빠졌다. 더욱이 엇갈린 상황으로 인해 김무길만 부산행 배를 타게 되며,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이별에 황망함에 빠졌다.

돌아온 고향에서 김무길은 자신을 짝사랑하던 조영금(김미경)이 아이를 가졌고, 곧 아빠가 된다는 이야기에 표정이 굳었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조영금이 자신의 아이를 거둬달라고 사정한 것. 결국 김무길은 조영금의 아이를 거둬 부부로 살게 됐고, 2년 뒤 여일애는 김무길의 집을 찾아갔지만 김무길 대신 조영금이 자신을 반기며 아이의 존재를 언급하자 조용히 고향을 떠났다. 김무길과의 추억이 깃든 느티나무에서 한 맺힌 심정을 쏟아내듯 흐느끼는 여일애의 모습이 먹먹함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2019년 김재연(전소민)은 할아버지 김무길(전무송)의 죽기 전 마지막 소원으로 여일애(정영숙)를 간절히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여일애가 환갑이 넘도록 일본에서 피폭 치료를 받다가, 생을 마감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요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벅찬 감정으로 마주한 여일애는 치매로 인해 자신의 이름은 물론 김무길의 존재도 기억하지 못했던 것. 김재연은 여일애를 설득해 김무길과의 만남을 성사시켰지만, 다음 날을 기약한 상황에서 김무길마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결국 김무길은 의식 없는 상태에서 여일애와 반쪽짜리 재회를 하게 됐다. 김무길을 보고도 “모른다”고 반응한 여일애는 김무길의 목에 있던 흉터를 보자, 서서히 출렁이는 눈빛과 함께 “무길아”라고 불러 전율을 안겼다. 김무길 또한 “우리 다신 헤어지지 말자”라며 반지를 끼워주는 여일애의 목소리에 잠시 의식을 차렸다. 6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손을 꼭 잡은 모습에 이어, 김무길의 죽음을 알리듯 화면이 암전돼 울컥함을 더했다.

이로부터 한 달 뒤, 김재연은 자신을 찾아온 여일애를 반갑게 맞았고, 김무길이 생전에 그렸던 17세 여일애의 그림을 선물로 안겼다. 느티나무 기둥에 기대 김무길과의 추억을 회상하던 김재연과 여일애는 곧 여일애의 생일 파티를 진행했다. “내 생일이면, 무길이도 생일인데”라고 말하는 여일애에게 김재연은 김무길의 생일편지를 꺼내며, “태어나줘서 고맙고, 오래 살아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직후 소년 무길과 소녀 일애가 서로의 생일편지를 교환하던 모습이 교차되며, 슬픔과 환희를 모두 담아낸 엔딩으로 극이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생일편지’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을 떠나게 된 소년과 위안부로 끌려간 아픔을 지닌 소녀가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며, 옛 세대들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는 작품으로 짙은 여운을 안겼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과 흡입력 넘치는 대본, 배우들의 감동 열연으로 방송 내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 잊을 수 없는 웰메이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제작진은 “길지 않은 분량이었지만 작품의 취지에 깊게 공감하며 촬영 내내 진심을 다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가슴을 울리는 작품이 완성될 수 있었다”며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뜨거운 지지를 보내주신 시청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생일편지’로 인해 일제강점기와 전쟁이 남긴 아픈 근대사가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에게 기억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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