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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걸고 노래"…'교태발라더' 정승환, 차세대 공연 장인 [종합]

기사입력 2019.06.23 19:49 / 기사수정 2019.06.23 19:49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자신감의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신흥 공연 장인의 힘을 만끽했다.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정승환의 단독 콘서트 '안녕, 나의 우주'가 열렸다. 

정승환은 지난해 3월 첫 단독 콘서트 '그리고 봄'을 성공적으로 선보인 데 이어 5월 앙코르 콘서트 '다시, 봄'으로 연거푸 매진시키며 자신의 티켓파워를 입증했다. 이어 연말 콘서트 '안녕, 겨울'까지 총 8회에 이르는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정승환은 압도적인 가창력을 바탕으로 올림픽홀로 빠르게 입성했다. 

올림픽홀을 빼곡하게 채운 관객들 앞에 선 정승환은 아낌없이 환호로 자신을 반겨주는 관객들 앞에 첫곡 '뒷모습'으로 오프닝을 열었다.'눈사람'으로 뜨거운 환호를 받은 그는 반주를 최소화한 '너였다면'으로 자신의 가창력을 오롯이 드러냈다. 올림픽홀을 목소리 하나로 가득 채우는 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정승환은 올림픽홀 공연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안테나 레이블 콘서트가 열렸던 곳으로, 당시 정승환은 데뷔 전에 코러스로 참여했다. 정승환은 "뒤에서 보면서 언젠가는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되는 날이 언젠가 오지 않을까 했는데 오늘 꿈이 이루어졌다. 역사적인 현장에 와계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공연장 규모도 커졌고 그만큼 많은 분들을 모실 수 있게 되었다. 너무너무 감사드린다"며 "기대해주시면 좋을 거 같다. 올림픽홀이 나에게 꿈의 무대였다. 기라성같은 이름 석자만 들어도 대단한 가수 선배님들이 다 거쳐가셨던 곳이다. 여기가 대형 아티스트로 거듭날 수 있는 필수 관문 중 하나라고 하더라"며 기뻐했다.

이어 "오늘은 덜 떨리겠지했는데 어김없이 떨린다. 횡설수설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어색하고 엉성하고 서툴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달라"며 "약속드리는 것은 노래만큼은 목숨걸고 부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 즐겨주시길 바란다. 앞으로 정승환이 공연에 모든 걸 걸었구나라는 걸 느끼셨으면 한다"며 공연형 뮤지션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 3시간 가량 남아있다. 각오하셔야 한다. 성대결절 걸린다고 생각하고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프닝 3곡에 대해 "제 노래 중에서도 불렀을때 난이도가 높은 곡이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곡"이라며 "이 카드를 공연시작부터 썼다는 것은 이 공연에 대단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이어 "꼭 히트곡이 아니더라도 이 공연에서 여러분의 마음을 훔칠 수 있다는 나의 비장함이 담긴 시작이라고 생각해달라"며 "오늘 진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다음 곡으로 나의 각오를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다시, 봄', '비가 온다', '숲으로 걷는다', '그 겨울'이 이어졌다. 만남부터 헤어짐까지를 사계절로 풀어낸 정승환은 능숙한 호응 유도와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정승환은 "제 노래 중에 계절을 노래하는게 많더라. 내 목소리에서 출발하지만 세상에 공개가 되면 내 손을 완전히 떠난 것 같다고도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도 든다. 같은 노래를 가지고 다른 추억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곳에서 누군가를 울리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질리는 음악일수도 있다. 계절에 관한 곡들을 쭉 부를 때 여러분의 마음 속 계절 안의 누군가를 떠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잘 지내요'를 부르기 전에는 "잘 못지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살다보면 너무 지쳐서 말하기조차 힘들 때 '잘 지내'라고 뭉뚱그려 말할 때가 많더라"며 "그런 이야길 해봤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 노래를 듣고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았다고 할 때 보람을 느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노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함께 하는 이 시간만큼은 잘 지내셨으면 한다"고 위안을 전했다. 

'네가 온다'는 마치 깊은 바닷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는 듯 했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가득찼다. 인서트 필름은 비하인드더신의 이래경 감독이 한 편의 단편영화ㅓ럼 표현해냈다. 정승환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고 그의 목소리와 화려한 레이저가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정승환은 "딱 처음 만나자마자 빨리 공연장에서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공연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 내가 너무 멋있을 것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연장에서 부르기 위해 만든 곡이 바로 '믿어'다. 그는 관객과 노래를 주고받으며 곡을 완성했다.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며 '믿어'를 부른 그는 '사뿐'은 본무대가 아닌 2층 좌석 앞 돌출 무대로 왔다.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기타를 열심히 연습했다는 그는 이번에도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어진 '타임라인' 무대는 마치 버스킹 현장 같았다. 정승환은 "버스킹 하는 느낌으로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내 노래 중에 유일하게 안무가 있는 노래"라며 소개했다.

이어 앙증맞은 골반댄스를 비롯한 다양한 몸짓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시대 최고의 교태발라더라는 소개다웠다. 정승환은 "춤에 방탄소년단, 태민, ITZY, 청하 등이 있었다"며 "고수들만 알아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출어람 메들리도 인상적이었다. 시작 전 2019년 상반기 공연 흥행 순위를 본 정승환은 "정말 쟁쟁한 가수들의 공연이 있는데 귀한 걸음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내심 아쉬워하실 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마음이나마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리고자 선배들의 공연을 잠깐 맛보기도 감히 안되겠지만 노래를 준비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창 연구를 많이 했다. 예쁘게 귀엽게 봐달라"며 조심스럽게 모창 무대를 준비했다.

박효신의 'GoodBye'를 시작으로 바이브 '다시 와주라', '술이야', 정준일의 '안아줘', 성시경 '넌 감동이었어'를 연거푸 열창했다. 각 가수 특유의 제스쳐와 분위기를 담아내려 애쓴 흔적이 보였다. 이어 자신의 곡 '사랑에 빠지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마지막은 '공연은 뭘까 왜 이렇게 어렵니'로 개사해 덧붙여 웃음과 환호를 받았다.

그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도 고민했다. 다 즐기고 돌아가시는 길에 좋은 추억 얻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침에 자고 눈 떴는데 어제의 일이 믿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도 많이 엉성하고 그렇지만 노래만큼은 목이 쉬어라 불러드릴테니 잘 지켜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 음악의 동의어가 무대라는 생각이 든다. 공연할 수록 행복하다. 내가 느끼는 행복을 여러분께도 드리도록 노래하겠다. 조금씩 걸어나가는 거 지켜봐달라. 온마음 다해서 부르겠다"고 다짐했다. 

정승환은 '보통의 하루', '변명'을 묵직하게 소화해냈다. 정승환은 '안녕, 나의 우주' 앨범에 대해 "콘서트 전체를 앨범에 담고싶다고 염두에 두고 했다. 겉으로는 대담한 척, 공연 좀 해본 척 하고 싶은데 마음이라는 건 숨길 수가 없는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열심히 한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느껴지시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연에서의 모습, 풍경들을 많이 그렸다. 그래서 그런지 이 앨범이 막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 사람들이 이 앨범을 듣고 '정승환 공연에 가고 싶다'고 했으면 했다"며 "이 공연에 와서는 정승환이 참 열심히 하는 사람이구나, 괜찮은 사람임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앨범보단 사랑받고 싶었던 앨범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잠시 핫했다가 금방 잊혀지는 거 말고 두고 두고 오랜만에 들어볼까하고 꺼내 듣고 싶은 음악이고 공연이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가 아끼는 곡이라 소개한 '자꾸만 반대로 돼'에 이어 '제자리'를 열창했다. 정승환은 "녹음은 틀리면 여러번 부르면 되고 이정도의 긴장이 아니다. 공연은 한 번 틀리면 안되고 기회가 한 번이고 내가 부르는 즉시 피드백이 표정, 환호, 박수로 돌아온다. 그래서 더 마음으로 아껴서 부르게 되는 것 같다. 부를 때마다 기분이 참 이상하고 울컥하기도 한다"며 "그러면서도 기분이 행복하다. 이러게 내가 노래를 부르는데 바로 앞에서 누군가 들어준다는게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객석을 향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콘서트의 엔딩곡은 지난 4월 발매한 '안녕, 나의 우주'의 타이틀곡 '우주선'이었다. '우주선'은 프로듀싱팀 모노트리의 황현이 작곡하고 황현과 유희열이 작사했다. '그대'를 찾는 여정을 우주선이라는 소재에 빗댔다. 정승환은 "제 여행의 끝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엔딩을 장식했다. 팬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켜서 공연장을 밝게 밝혔다. 정승환이 만든 우주와 우주를 가득 채운 별무리 같았다. 그는 관객들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하고 무대를 떠났다. 

쏟아지는 앙코르 요청 속에 '정승환의 세계'가 완성되는 과정이 담긴 인서트 필름이 공연장 전광판으로 흘러 나왔다. 정승환의 어린 시절 사진들과 함께 그가 인천 옥련동에서 보낸 하루를 떠올렸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정승환은 '안녕, 나의 우주'앨범에 수록된 자신의 자작곡 '옥련동'을 불렀다. 그는 "가사에는 다 그대로라고 했지만 옥련동이 많이 바뀌었더라. 다 그대로여야만 노래가 감성적일 것 같았다"며 "그대로 남아있을건 다 남아있더라. 풍경들 사진도 직접 찍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그는 드라마틱한 편곡이 돋보이는 '이 노래가'를 선사하며 3시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공연을 마치고 나가는 팬들을 위해 아이스크림 '역조공'까지 펼쳤다. 

한편 '안녕, 나의 우주'는 정승환의 첫 올림픽홀 콘서트다. 22일과 23일 양일간 각각 3천여명을 동원, 총 6천여명이 정승환을 찾아왔다. 티켓은 예매 오픈 직후 90초만에 매진됐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안테나뮤직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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