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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in 칸] '령희' 연제광 감독 "오래 하고 싶은 영화, 칸에서 좋은 기운 얻어가" (인터뷰)

기사입력 2019.05.20 01:03 / 기사수정 2019.05.20 07:45


[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김유진 기자] 연제광 감독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학생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령희(ALIEN)'로 프랑스 칸 현지를 찾았다. 한국 영화계의 청사진을 밝힐 신예의 등장이 반가운 순간이다.

'령희'는 지난 달 발표한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발표에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모인 2000여 개의 출품작 중 최종 후보 17편에 이름을 올렸다.

'령희'는 중국 동포 출신 불법체류자 령희(이경화 분)가 단속반의 단속을 피하다가 사망했지만, 공장에서 시신을 숨기고 뒷수습만 하려고 하자 룸메이트 홍매(한지원)가 령희의 시신을 찾아 자신만의 장례식을 치러주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1990년 생으로 상명대학교 영화영상학과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연제광 감독은 졸업 작품인 '령희'로 마음속에서 그려왔던 칸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게 됐다.

영화제가 한창 열리고 있는 19일, 칸 팔레 드 페스티발 인근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연제광 감독을 마주했다.

연제광 감독은 "칸에 와서 씨네파운데이션 사무실을 방문했고, 배급사 분들도 만났어요. 친구들('령희' 배우 한지원, 촬영감독 한상길)과 칸을 좀 더 즐기고 싶었는데 날씨가 안 좋더라고요"라고 웃으며 근황을 전했다.

연제광 감독은 '령희'의 초청 소식을 들었을 때를 떠올리며 "저녁을 먹고 있다가 소식을 들었는데, 그 뒤로 밥맛이 잘 안 느껴질 정도로 좋았던 것 같아요"라면서 "이 졸업 작품이 마지막 단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청받게 돼 감사한 마음이죠. 또 한국 영화로 오랜만의 초청이라는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에요"라고 얘기했다.

실제 연제광 감독은 지난해에도 같은 부문에 출품했지만, 부름을 받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욕심을 냈었고 기대를 했기 때문에, 저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됐던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은 연제광 감독은 "영화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작품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반성을 했고,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작품 자체에 집중을 많이 하고 마음을 비웠었죠. 그랬더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네요"라며 미소 지었다.

2016년 상명대 재학 시절 졸업 작품으로 제작한 단편 영화 '더 게스트'로 칸국제영화제 단편 영화 비경쟁 부문 본선에 오르는 등 차근차근 주목받아왔다.

'령희'는 뉴스에서 접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연제광 감독은 "불법체류자가 단속반의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을 서류상에서 자살로 처리한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어요.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가, 작품으로 만들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령희'는 오는 22일 칸 현지에서 상영을 앞두고 있다. 하루 뒤인 23일에는 시상식도 열린다. 연제광 감독은 "수상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어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죠"라며 다시 한 번 웃어보였다.

유년 시절 영화 '쥬라기 공원'을 보고 영화라는 매체에 호기심을 느꼈다. 공룡을 좋아하던 마음에 고고학자의 꿈을 꾸던 시간도 있었고, 이후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접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나만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연제광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현장에는 '령희'를 비롯해 그의 작품의 촬영을 전담하고 있는 한상길 촬영감독, 배우 한지원 등이 함께 하고 있었다. 연제광 감독은 "비록 단편이긴 하지만, 하나하나씩 완성해나가면서 저 스스로도 많이 돌아보고, 발전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저를 믿고 흔쾌히 연기도 해주고 촬영도 해주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죠"라고 마음을 표현했다.

또 "한상길 촬영감독의 경우에는 항상 군말 없이, 제가 원하는 그림을 잘 표현해주니까 제게는 정말 필요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제 말을 믿어주는 것이니까, 그것에 대한 보답을 해야된다는 생각과 책임감도 생기죠. 결과가 나오고 나면 부족한 점이 보이고,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니까 길게 보면 스스로도 그렇게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짚었다.

'홍어'(2016), '더 게스트'(2016), '종합보험'(2017), '표류'(2018) 등 꾸준한 단편 활동으로 경험을 쌓아왔다. 현재는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을 준비 중이다. 연제광 감독은 "항상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제 위치나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장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정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영화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은 없다"고 눈을 빛낸 연제광 감독은 "오래 고민하지 않고, '이 일을 하고 싶냐'라는 질문에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걸어왔던 것 같아요. '꿈을 이뤘다'고 표현하고 기뻐하기에는 이것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영화제를 통해 받은 좋은 기운으로 앞으로도 달려 나가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한국예술종합학교, '령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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