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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상화 "베이징 올림픽? 코치나 해설위원으로 갈 수도" (일문일답)

기사입력 2019.05.16 15:05 / 기사수정 2019.05.16 17:23


[엑스포츠뉴스 소공동, 조은혜 기자] '빙속여제' 이상화가 눈물의 은퇴식을 치렀다. 경쟁과 부담 속에서 상대와, 또 상대와 끊임없는 싸움을 벌였던 그는 이제 "여유있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 루비홀에서 이상화의 은퇴식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자신의 17년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이 자리에서 이상화는 무릎 부상으로 더 이상 운동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밝혔고, 그는 "국민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줄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 항상 빙상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상화는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36초36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도 부담감을 이겨내고 여자 500m 종목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다음은 이상화와의 일문일답.


-은퇴를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결정한 배경은.
▲원래 3월 말 은퇴식이 잡혀있었는데, 막상 은퇴를 하고 은퇴식을 치르려고 하니까 그게 온몸으로 와닿더라. 너무 아쉽고 미련이 남아서 좀 더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재활을 계속 병행을 했다. 나의 몸상태는 나만이 알고 있는데, 예전의 몸상태까지 올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지금 위치에서 마감하는 게 낫다 싶어서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선수 생활을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소치올림픽 때가 기억에 남는다. 세계신기록을 세우면 올림픽 금메달을 못 딸 것이라는 징크스가 있었다. 나 또한 두려웠지만 그걸 이겨내고 올림픽 2연패를 했다는 자체가 기뻤고, 깔끔하고 완벽한 레이스를 펼쳐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마인드 컨트롤이 힘들었다. 어떻게 내 주변을 신경 안 쓰고 내 일에 매진하겠나. 많이 힘들 었고, 부담이 많이 오더라. 꼭 1등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계속 식단조절도 해야했고, 남들 하나 할 때 나는 두 개를 해야 했다. 이런 것들이 나를 이 자리까지 만들어주긴 했지만, 모든 걸 자제하고 혼자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

-자신의 올림픽 메달 세 개의 의미를 설명하자면.
▲밴쿠버 올림픽에서의 메달은 첫 메달이었다. 밴쿠버 때 3위 안에만 들자는 목표로 출전했지만 깜짝 금메달을 땄다. 소치에서의 메달은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좋은 성적을 이어가며 2연패를 했다는 자체에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평창 때는 3연패라는 부담을 이겨내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부상이 4년 전보다 커져가고 있었고, 우리나라여서 더 긴장된 것도 있었다. 그래도 평창올림픽 은메달도 색이 예쁘더라. 다 나에게 좋은 메달이다.

-부모님은 은퇴 결정 후 어떤 말씀을 해주셨는지.
▲저희 부모님은 계속 운동하는 걸 원하셨던 것 같다. 은퇴 날짜가 잡히기 전에도 속상해 하실까봐 말씀을 일부러 안 드렸다. 나만큼이나 섭섭해하실 것 같다. 오늘 아침 잘하고 오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서운함이 묻어있는 것 같더라. 지금 이렇게 서운해하시는데 겨울에 딸 경기 못보시니까 더 서운하실 것이다. 이제 차차 달래드려야 한다.


-친구이자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와는 은퇴에 대한 얘기를 나눴나.
▲저번 주 은퇴를 한다는 기사가 나온 뒤 고다이라가 깜짝 놀라면서 농담 아니냐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잘못된 뉴스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더라. 그 때는 상황을 보자고 했는데,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들에게 내 은퇴를 알리게 됐다.

-은퇴 결정하고 나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겨울에 성적을 내기 위해 여름에 정말 훈련을 열심히 한다. 소치올림픽이 끝나고 캐나다에서 3년 훈련을 했는데, 그런 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여름에 그런 과정들이 힘들었지만 재밌는 부분들이 많았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 갈 의향이 있나.
▲아마 선수로서 올림픽을 간다면 그 때도 부담감 속에 떨 것 같다. 준비 과정은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 은퇴를 했으니 이제는 해설위원으로 갈 수도 있고, 코치가 되어 갈 수도 있다. 둘 중 하나 생각하고 싶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레전드, 살아있는 전설로 남고 싶다고 했었다. 아직까지 변함이 없다. 그냥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종목에 이런 선수가 있었고, '그의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항상 열심히 노력했고, 안되는 걸 되게하는 선수였다고 기억되고 싶다.

-기록이 언제까지 안 깨졌으면 좋겠나.
▲참 욕심이지만 영원히 안 깨졌으면 좋겠다(웃음). 물론 기록은 언젠가 깨지라고 있다. 요즘 선수들의 기량을 보면 많이 올라왔더라. 36초대 진입은 쉬워졌다. 언젠가 깨지겠지만, 1년 정도는 유지해줬으면 좋겠다.

-포스트 이상화 지목한다면.
▲김민선 선수를 추천하고 싶다. 민선이가 날나는 어리지만 정신력이 성장한 선수다. 나의 어렸을 때 모습과 흡사한 걸 봤다. 이번 평창올림픽 때도 같이 방을 썼는데, 나보다 12살 어린 아이가 언니 떨지 말라고 해주는 게 대견스러웠다. 좋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더라. 500m 뿐 아니라 1000m까지 연습해서 최강자로 거듭나는 걸 보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나 활동 계획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서른이 될 때까지 스케이트를 타면서 목표 만을 위해 달려왔다. 지금은 다 내려놓고, 여유롭게 살며 누구와 경쟁하고 싶지 않다. 날 내려놓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소공동,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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