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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럽베' 이향 아나운서 "믿음이 가는 아나운서 되고 싶어요" (인터뷰)

기사입력 2019.03.23 11:27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아나운서가 될 줄도, 야구를 맡게 될 줄도, KBSN에서 '아이러브베이스볼'을 할 줄도 몰랐는데, 벌써 5년 차가 됐네요".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로 11번째 시즌을 맞는 KBSN의 야구 매거진 프로그램 '아이러브베이스볼'은 이번 시즌부터 이향, 조은지 2명의 MC로 프로그램을 개편했다. 2016시즌부터 '알럽베'와 함께 했던 이향 아나운서는 주중 MC를 맡아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이향 아나운서는 "처음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서 '롱런'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벌써 5년 차가 됐다"며 "처음으로 주중 MC를 맡게 됐다. 지겨우시겠지만 화수목금 4일을 보셔야 한다"고 웃었다.

-'알럽베' 주중 MC가 되면서 마음가짐이 조금은 다를 것도 같다.
▲전에도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시즌에 들어가면서 내가 전에 느꼈던 건 부담이 아니구나 생각이 든다. 선배들과 함께 했을 땐 선배들이 끌어주는 부분도 많았다. 주중에는 내가, 주말에는 조은지 아나운서가 하는데, 주중과 주말의 중요도가 다르진 않지만 아무래도 부담감은 생긴다.

-올해의 '알럽베'를 소개한다면.
▲조은지 아나운서와 동기다. 둘이 '으쌰으쌰' 해서 잘 만들어가고 싶다. 화면에는 청순하게 나오는데 실제로는 털털하고 대장부 같은 면도 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시청자 분들이 조은지 아나운서의 매력에 빠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현장에는 오효주 아나운서가 많이 나갈 예정이다. 여자 아나운서 최고참인데, 말그대로 '전천후'다. 스포츠에 대한 사랑이 정말 남다르다. 그리고 이제 봉중근 해설위원이 합류하셨는데, 많은 기대 해주셨으면 좋겠다.


-처음으로 나갔던 현장을 기억하나.
▲기억한다.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였고, 김태균 선수의 연장 끝내기 안타가 나와서 더그아웃 뒤에서 정신 없이 뛰어다녔던 기억이 난다. 정말 떨렸다. 그래도 처음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사진도 찍어주시고 기사도 써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

-5년 차가 된 지금과 비교를 한다면.
▲그 땐 용감했다. 무식하니까 용감하다고(웃음). 그 때가 더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스튜디오 방송은 하다보면 계속 늘지만 현장은 여전히 어렵다. 너무 잘하려고 하다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너무 알아서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모를 때 잘되는 경우도 있고.

-아직도 고민이 많은가보다.
▲예전엔 리포팅도 기본적인 것만 하면 '괜찮게 했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러면 평범한 중계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거다. 비하인드 스토리 정도는 얘기하고 싶은데, 그런 것도 매일 같이 찾는 게 쉽지 않다. 현장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런 부분에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힘들고 부담스러웠다.

-그 상태로 시즌을 마쳤던 건가.
▲작년에는 스트레스가 컸다. 올해는 그 부분을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욕심을 부린다고 다 잘되진 않더라. 그런데 그러다가도, 결국 나중에 드는 생각은 '그래도 답은 현장'이라는 거다. 현장에서의 에너지를 얻는 날 보면서 '그래도 난 현장이구나' 생각했다.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서 생각했던 부분과 다른 점도 많을 것 같다.
▲최근에 시상식 진행을 했는데, 그렇게 가끔씩 찾아오는 화려한 일도 있지만 평상시에 해야하는 것들이 더 많다. 직장인으로서의 업무에 현장에서의 소통까지. 스포츠 아나운서는 그냥 아나운서와는 조금 다른 영역이라는 생각도 든다. 항상 정돈된 모습으로 화면에 나오고, 보호받는 환경 속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방송을 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웃음).

-방송을 할 때 일과는 어떻게 되나.
▲현장으로 갈 땐 바로 가는데, 수도권 경기일 경우에는 샵에 갔다가, 회사를 들렀다가 현장으로 간다. 스포츠 아나운서는 이동 시간도 길고, 기다림의 시간도 길다. 그런 것들을 많이 참아야 하는 게 생각지 못한 부분들인 것 같다.

-작년 청주 LG-한화전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김민우가 시구 지도를 했었는데.
▲김민우 선수의 첫 승 인터뷰를 내가 했고, 수술하고 돌아와서 두 번째 승도 내가 인터뷰를 했다. 개인적으로 뜻깊게 생각하는데, 김민우 선수도 기억해주더라. 그 얘기를 한화 구단에 하면서 김민우 선수가 직접 시구 지도를 맡았다. 연습 때는 김민우 선수가 '가르칠 게 없다'고 할 정도로 잘 던졌는데, 실전에서 망했다. 원바운드로 들어갔는데 그래도 최재훈 선수가 잘 잡아주셨다. 내 인생 마지막 시구가 아닐까. 감사합니다, 한화 구단(웃음).

-최근 유투브 채널을 개설했다.
▲올해 스스로에 대한 동기부여이기도 하고, 팬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시대가 변했지 않나. SNS며, 개인미디어가 발달을 많이해서 시대에 따라가야할 것 같다. 야구팬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라이브로 소통하는 시간도 계획하고 있다. 비싼 카메라도 구입했고, 컴퓨터 업그레이드에 마이크, 조명까지 장비 값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웃음).

-'소통'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보다.
▲아직도 뭐가 맞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포츠가 포커스가 되어야 할 때 내가 포커스가 되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SNS에서도 글도 짧게 쓰고 몸을 사렸다. 그렇게 지금까지 '오피셜'하게 살아왔다면, 5년 차도 됐고 서른 살도 됐으니 팬들과 소통해보고 싶다.


-아나운서도 '한 시즌'을 달린다. 목표가 있다면.

▲시청자들이 '저 아나운서 참 괜찮았는데' 생각이 드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올 시즌에 그런 이미지들이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믿음이 가는 아나운서,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편안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편안한, 믿음과 신뢰를 주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나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주변 사람들도 행복하게 일하는데 내가 일조했으면 좋겠다. 또 그걸 보는 사람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롱런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 어느 정도 온 것 같나.
▲이제 시작이다. 3분의 1도 안 온 것 같다. 인생은 길지 않나. 관리 열심히 하겠다(웃음).

eunhw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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