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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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 코사카 키타로 "재능 안에서, 열심히 살아간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2.26 18:45 / 기사수정 2019.02.26 18:2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코사카 키타로 감독이 영화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소통에 나섰다. 30년 경력의 지브리 스튜디오 작화 감독 출신으로 쌓아온 섬세함을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에서 아낌없이 구현해냈다.

27일 개봉하는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은 유령도, 사람도 숙박 가능하고 어떤 상처도 치유 가능한 '봄의 집' 여관을 배경으로 주인공 옷코가 만나게 되는 유령 친구들 그리고 손님들과의 사건을 그렸다.

영화는 지난 해 열린 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부문 우수상과 관객상 2관왕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코사카 키타로 감독도 지난 해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아 3일간의 시간 동안 관객과의 대화(GV)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미세먼지가 유난히 심했던 지난 주 한국을 찾았던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일본의 날씨를 함께 언급하며 "일본에는 이렇게 미세먼지가 많지는 않지만, 도쿄에도 먼지가 날아온다. 마스크를 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면 목과 코가 아프다. 5월에는 꽃가루가 심한데, 한국에서는 꽃가루까지 날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와서 신선한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기쁜 일도 많았다"며 바쁜 일정 속에서의 즐거움을 찾았다.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은 일본에서 유명한 아동문학을 원작으로 했다. 원작에 있는 그림을 최대한 살려내 스크린에 옮기려고 노력했다. 어렸을 때 원작을 읽었던 독자들, 또 지금 작품을 새롭게 접하는 이들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데 신경 썼다.

유난히 크게 보이는 옷코의 눈을 작업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가능하면 원작 그림들을 머릿속에 넣어서 캐릭터와 닮게 그리려고 했는데 '옷코의 눈이 엄청나게 크다'는 생각이 있다 보니 그리면서도 눈이 점점 더 커지더라. 어느 순간 보니 눈이 얼굴에서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나중에는 눈을 줄이는 작업도 했던 것 같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가 운영하는 '봄의 집' 여관으로 오게 된 옷코는 여관을 찾는 숙박객들과 마주하며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고, 또 하나씩 꺼내게 된다. 옷코의 눈에만 보이는 유령 우리보와 미요, 도깨비 종돌이와의 조화는 물론 '봄의 집'이 있는 하나노유 온천마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와 서비스를 자랑하는 여관의 작은 사장님, '핑크프릴'이라 불리는 마츠키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들도 흥미롭게 이어진다.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절망하고, 또 쓰러질 것 같은 상황에서 어떠한 태도를 갖고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원작과 TV 시리즈에서 손님들의 사연이 에피소드식 구성으로 이뤄진 것을 영화에서는 세 팀의 가족이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으로 압축했다.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여관을 찾아오는 손님의 팀이 많아지게 되면 스토리가 산만해지고 통일성이 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영화로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세 팀의 손님으로 설정했다. 이 손님들을 통해 각각 현재와 과거, 미래의 옷코를 상징하는 부분을 만나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감독으로의 코사카 키타로는 한국 기준 58세의 나이에도 동안을 자랑했다. "동안이다"라고 전하는 이야기에 웃으면서 "부모님도 동안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아버지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고, 어머니도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일을 하고 계시다"라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감독의 삶을 꿈꿔왔던 것은 아니지만, 가지고 있던 재능을 바탕으로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지금까지의 시간을 이어왔다.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이 '내가 있는 장소 안에서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면서 살았고,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일로 먹고 살고, 생활하고 있지 않나. 제게 주어진 것들 안에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차분히 답을 내놓았다.

'천공의 성 라퓨타', '귀를 기울이면', '원령 공주' 등 수많은 유명한 작품들의 작화를 도맡았고, 첫 연출작인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은 제56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될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이야기만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면, 감독이라는 직업 역시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머리 한 구석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것들이 작품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떤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여든 가까이 된 나이인데도 신작에 도전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일이 계속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새 작품을 만나는 것은 빠르면 3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라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한국에서의 촘촘한 일정을 모두 마친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이렇게 한국까지 와서, 정식 개봉을 하고 한국의 관객들을 만나게 될 수 있을 지 몰랐다.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 모든 것들이 영화를 만들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라고 거듭 인사를 전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트리플픽쳐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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