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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그대를 사랑합니다' 박인환 "노년의 사랑이라고 특별할까요?"

기사입력 2019.01.08 09:35 / 기사수정 2019.01.08 14:1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박인환, 이순재, 정영숙, 손숙 등 베테랑 배우의 열연이 돋보이는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황혼기에 접어든 네 남녀의 사랑을 따뜻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린다. 사랑, 인생의 끝자락에 있는 노인에게도 새삼 낯설고 특별한 감정일 터다.

강풀 작가가 쓴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이해제 연출이 재구성했다. 우유배달을 하는 김만석과 파지를 줍는 송씨(송이뿐),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는 장군봉과 치매를 앓는 조순이의 우정과 사랑을 담았다.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로도 선을 보일 만큼 호응을 받았다. 

공연이 열리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부근의 카페에서 박인환과 만났다. 코트와 머플러를 차려입고 등장한 그에게서 중후한 멋이 풍겼다. 나이는 숫자일 뿐, 무대에서 살아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그는 강풀의 웹툰을 읽고 출연을 결심했다. 

“7, 8년 전에 제작사에서 만화를 가져와 읽어보라고 하더라고. 강풀 원작인데 재미도 있고 눈물도 나고 그랬지. 연극화한다고 들어 미팅까지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못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번에 또 내게 와서 인연이 있나 싶었어요. 각색한 사람은 달랐는데 재밌더라고요.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전체를 봐야 하잖아요. 연출이나 팀워크, 작업 환경, 시스템도 좋아요. 참여하는 연출, 연기자 멤버들도 다 좋고 괜찮겠다 싶었어요.” 

박인환은 만석 역할을 맡았다. 쑥스러워 사랑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츤데레’ 남자다. 

“만석은 실제 나보다 더 고집쟁이고 욕하고 거칠지. 혼자 20년은 살았거든. 환경에서 가져다주는 게 있을 거예요. 우유배달하고 친구도 없고 성격이 뒤틀린 사람이 파지 줍는 할머니와 만나 부딪히거든. 그런데 여성스럽고 착하고 예쁘기까지 하니까 자꾸 만나게 되고 도와주고 싶어져요. 만석이 20년을 혼자 살다보니 고집 세고 욕쟁이고 거칠어요. 만석과 정반대로 송이뿐은 말을 걸어볼수록 도와주고 싶은, 보호 본능이 일어나지. 착하고 몸도 약하니 더 잘해주고 싶고 하면서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해요. (송이뿐 캐릭터가) 과거에 고생을 엄청 했어요. 얼마나 안 됐어요. 그러니까 도와주고 싶은 거지.” 

만석보다는 덜하지만, 실제의 박인환도 표현을 자주 하는 부드러운 남자는 아니란다. 그는“‘그대를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때 어설퍼. 나도 하면서도 관객도 웃잖아"라며 웃어보였다.

"사실은 나만 해도 옛날 사람이 된 거지. 예전 어른들은 남녀가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어요. 나란히 걷지도 않았고. 지금은 길거리, 정거장에서 껴안고 뽀뽀하는데 예전에는 들키거나 소문나면 안 되니까 숨어다녔어요. 나쁜 짓도 아닌데. 결혼도 하기 전에 이 남자 만났어, 이 여자 만났어, 바람났나 봐 라는 말을 들을까 봐. 

내 성격도 자상하거나 부드럽지가 못해. 여자나 와이프나 자식들에게도 섬세하게 표현하는 남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뚝뚝하지 뭐. ‘너 좋아해’, ‘사랑해’ 이런 소리는 안하고 살지. ‘사랑합니다’라면서 청혼하고 결혼하지는 않았을 걸? 다 느껴지잖아. (극중에서) 손녀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하라고 하면 만석은 ‘어떻게 그 말을 하냐’ 해. 생각은 있죠. 좋아하고 다 느끼는데 표현을 아기자기하게 못 하는 거예요. 와이프는 아무래도 좀 더 그걸 바랄지도 모르겠는데.”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기 전까지, 늙음, 노년 하면 괜스레 거부감이 들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늙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둡고 막막하지 않을 터다. 인생의 자연스러운 여정일 뿐이다. 남녀노소 사랑 앞에서는 같은 감정일 거다. 인생의 끝자락에 있는 노인도 사랑에 대한 욕망이 있고 친구와 우정을 쌓고, 또 이별에 아파할 줄 안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한다.

“노년의 사랑이라고 특별할까요? 뭐 사람이니까 느끼는 건 똑같겠지. 나이가 들어도 이성을 찾고 그리워해요. 주위에서 부인이 먼저 죽으면 그 빈자리 때문에 재혼하고 싶어 해요. 그 빈자리를 자식이 해결해주지 못하거든. 성 문제뿐만 아니라 말벗이 없이 외로우니까. 나이가 들으니 알콩달콩한 건 없지만 실버타운 같은데서 만나고 사랑싸움도 하고 삼각관계도 있고 그렇다더라.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콜라텍도 가고.

근본적인 이유는 외로움 때문에 그래요. 젊을 때야 사람도 많고 할 것도 많은데 나이 들면 그 시간에 친구들과 취미 활동하기도 그렇고. 아버지, 어머니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유산 때문에 자식들이 결혼을 반대하긴 하더라고. (노년의 사랑을) 인정해주면 괜찮은데 숨기고 나쁘게 보니까 숨어서 하려고 하는 거야. 노인도 사람이니까 자연스럽게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하고 그러면 되는 거지.”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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