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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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이정은 "'미스터 션샤인'→나라·민족에 대한 뜨거운 마음 알게 돼"

기사입력 2018.10.14 10:00 / 기사수정 2018.10.14 03:59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이정은이 '미스터 션샤인'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과 자신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tvN '아는 와이프'와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한 배우 이정은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정은은 '미스터 션샤인'에서 애기씨 고애신(김태리 분)를 보필하며 마지막까지 눈물샘을 자극했던 함안댁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최종화에서는 애기씨를 지키기 위해 텅 빈 가마를 행랑아범(신정근)과 가마꾼들과 함께 들고 가다가 결국 일본군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여기에 신정근과는 미묘한 러브라인까지 더해지면서, 주연배우들 못지 않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이정은은 "워낙 유명한 작가, 감독님과 함께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했다. 하지만 의병이 되는 과정에서 저 역시도 큰 일을 치르는 사람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자신의 활약에 얼떨떨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또한 "사람들이 나라와 민족에 대해 뜨거운 마음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됐다"라며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느낀 점을 설명하기도.


88학번이었다는 이정은은 대학생일 당시, 시대적 상황 때문에 지금보다 역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이어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변호인', '택시운전사'와 같은 작품을 하며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스터 션샤인'은 일제 강점기 조선의 모습이 그려졌기에 그가 아무리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할지라도, 접근이 쉽지 않았을 터였다.

이에 이정은은 "일단 제가 서울 사람이라 언어 문제가 가장 컸다"라고 털어놓았다. 그가 연기한 함안댁은 캐릭터의 특성 상 처음부터 끝까지 사투리로 연기를 해야했다. 그런 그를 위해 진주 출신의 보조작가는 사투리로 풀이를 해줬다고.

또한 "지방색이 섞인 말을 하기 위해 몰두하는 기간이 필요했다. 전문적으로 사투리를 하는 후배를 초빙해 선생님으로 모시고 연습하며 작품에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노력 덕분에 시청자들은 마치 그가 경상도 토박이인듯한 착각을 할 정도였다.


언어적인 부분 외에도 자신이 보필하는 애기씨 고애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했다는 이정은.

그는 "노비였지만 계속 애기씨 곁을 지킨 사람들은, 애신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미스터 션샤인'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접했던 다큐멘터리를 통해 애신과 함안댁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어린 제자의 전생을 믿고 그를 스승으로 모시는 늙은 스님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였다. 그걸 보면서 '나도 이런 역할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김태리라는 친구에게도 오히려 배운 것이 많았다. 겸손하게 매 장면마다 진중하게 접근하더라. 나중에는 묘한 신뢰감도 들었다. 그런 신뢰감이 쌓이다보니, 내가 잘해주고 싶은 마음도 컸고 실제로 함안댁 처럼 '잘 들어갔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생겼다. 꽤 긴 시간을 같이 했으니 더욱 그랬다"

남자 배우 못지 않게 김태리와 많은 장면을 촬영했던 이정은은 김태리와의 케미에 대해 "사실 연기를 할 때 계획을 세워놓고 하는 배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계획을 세워놓고 하는 건 아니었다. 서로 상대방의 리액션을 보고 케미를 만들어 갔다. 태리 씨가 저에게 의지가 많이 됐다고 하는데, 저도 태리 씨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라고 설명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미스터 션샤인' 최종화까지 챙겨봤다는 이정은은 특히 자신과 행랑아범, 가마꾼들이 일본군을 유인하기 위해 빈 가마를 들고 죽음으로 걸어가던 엔딩에 대해서도 감상을 전했다.

"제 연기에 대해 '좋았다'는 것보다는 가마꾼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유머에 눈물이 나더라. 고애신은 대사에도 나왔던 것처럼 두고가는 마음이 컸다. 내가 애기씨의 얼굴을 봤으면 못 떠났을 것 같더라. 그리고 사실 행랑아범이 총을 맞은 후, 눈을 뜨고 나를 애정어린 눈빛으로 보는 건 방송을 통해 알았다. 촬영할 때는 나는 눈을 감고 있었지 않나. 하하. 신정근 선배님은 정말 연기를 잘하셨다. 보면서도 눈물이 나더라. 그래서 나중에는 '절 좋아하세요?'라고 묻기도 했다.(웃음)"

그간 다양한 역할을 연기한 "해보고 싶었는데 못 해본 역할이 있나"라는 질문에 "없는 것 같다"는 답을 내놓았다.

"기회가 된다면 어떤 것이나 다 해보고 싶다. 재미있는 표현 방식이 있다면 계속해서 표현해보고 싶다. 저를 보고 'tvN 공무원'이라고 하는데 사실 저도 여러 방송국에서 일을 해봤다(웃음). 이렇게 연기를 하면서 여전히 변함없는 생각은, 이야기가 재미있는 곳에서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중편, 단편, 독립영화. 그런 것도 좋다. 돈에 상관없이 일을 많이 해보고 싶다"


특히 이정은은 인터뷰 내내 연기 못지 않게 인생 철학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인생이 재미있어야한다"며 "사실 즐겁지 않으면 관둬야하는데, 저는 즐거운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이 연기를 하는 원동력이 호기심이라고 설명한 이정은은 슬럼프에 대한 질문에 "연기를 볼 때면 슬럼프"라고 정의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가끔 제 기사를 써주시는 걸 볼 때마다 나보다 굉장히 나은 사람으로 기사를 써준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 걸 느끼면 자존감이 낮아질 때도 있다. 하지만 늘 회복하려고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를 바라보면서 용기를 얻는 사람도 많지 않나. 내가 어찌됐든 언론에 노출된다는 것은 나를 통해 영향력을 받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딱 한 번 뿐인 인생'이라는 게 나를 이렇게 만든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28년이라는 세월을 연극과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맹활약했던 이정은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동료 배우들에 대한 애정까지 살뜰하게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가 보통 작품을 보면 눈에 띄는 배역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가면히 들여다보면 뒤에서 빗자루질을 하는데도 열연을 하는 배우들이 많다. 또 저 역시도 제가 했던 작품 중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한 작품도 있고 운 좋게 흥행이 된 작품도 있다. 저는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으니 채널을 돌리다가 저를 보면 잠깐 머물러 주시고 영화관도 들려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그렇게 저를 보다가 또 제 옆에 있는 동료가 좋고 눈길이 가면, 그 친구의 팬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사랑을 나눠가져야하지 않겠나"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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