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0:38
연예

[엑's 인터뷰①] '라온마' 곽정욱 "5년만 컴백, 아무도 못알아볼거라 생각했죠"

기사입력 2018.08.19 14:51 / 기사수정 2018.08.19 14:51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주의,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를 정주행 하실 분들께는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라이프 온 마스' 9회에서 곽정욱이 어린 한태주(김민호 분)을 안고 터널에서 나왔을 때, 그를 알아본 시청자는 직감했다. 곽정욱이 범인이라는 것을. 이 때문에 곽정욱은 '인간 스포일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감독님이 처음에는 김현석이 드라마 안에서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이길 바라셨어요. 나중에 정체가 밝혀진 뒤에 '알고보니 그 전부터 함께했던 인물이었다'는 반전을 주기 원하셨죠. 첫 등장 때 그것도 스치듯이 나온 것인데도 불구하고 제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가서 당황스러웠어요. 처음 오디션을 볼 때 감독님께 '아무도 나를 못알아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었거든요."

1996년 드라마 '컬러'의 홍경인 아역으로 데뷔해 '허준', '명성황후', '야인시대' 등 굵직한 작품에도 출연하고 '학교2013'으로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배우 곽정욱의 이름까지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못알아 볼 것이라고 자신했던 그의 말이 과한 겸손처럼 들렸다. 

"'학교 2013'으로 오정호라는 캐릭터를 많이 알아봐주셨어요. 그런데 그 이후 햇수로 5년을 쉬었고, 당시(55kg)보다 10kg 이상 찐 상태에요. 그래서 아무도 못 알아 볼 거라고 생각했던거죠. 모니터링을 할 때도 예전 이미지랑 바뀌었다고 생각했고, 다들 그렇게 봐줄거라 생각했어요. '라이프 온 마스' 시청자들이 같이 태주(정경호 분)에 이입해서 추리를 하면서 보다보니까 조그만 것 하나까지도 날을 세워 보신 것 같아요. 저도 거기에 걸려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 것 같아요."

'인간 스포일러'가 된 후 곽정욱은 아직 잊혀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에서 오는 행복과, 작품에 해가 됐다는 안타까움을 동신에 느꼈다고 했다. 무엇보다 감독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감독님 께 죄송하죠. 감독님의 의도대로 반전으로 나왔어요 연기한 배우도 뿌듯한데, 너무 쉽게 들킨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배우로서 작품의 민폐를 끼친 거니까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작품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라는 배우를 알아봐주고, 찾아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행복했어요." 

곽정욱이 또 한 번 '인간 스포일러'로 활약한 순간은 바로 강력3반의 심문 중 용의자 양길수가 사망했을 때. 당시 가학 수사 가해자로 이용기(오대환)가 몰린 순간, 조남식(노종현)의 녹음기에 진범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었고 그 목소리가 곽정욱의 것이었다. 

이때부턴 김현석이 본격적으로 한태주와 강력3반 앞에 등장하고, 대사도 갖게 되며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런 긴장된 와중에도 곽정욱의 목소리가 감미롭다고 이야기하는 반응도 있었다.

"목소리가 감미롭다는 반응이 있었나요? 감미롭다기보다는 캐릭터의 대조를 위해 초반에는 순수하고 소년같은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경찰로 위조중일 때와 이후 잔인한 살인마의 캐릭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목소리만 들을 때는 순수하고 어린 성격이 묻어나길 바랐어요."

곽정욱이 연기한 김현석은 천식환자라는 특징도 있었다. 곽정욱은 호흡기가 없을 때의 천식환자의 고통을 실감나는 연기로 표현해 호평을 들었다.

"촬영이 결정되지마자, 천식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어요. 주변에 천식 환자가 없어서 더 조사하기 어려웠죠. 아무리 자료를 찾아도 천식 환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더라구요. 환자 정보니까 공개가 어렵잖아요. 호흡이 불가하고 기관지가 확장된다는데 그게 어떤 느낌인지 와닿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촬영 이틀 전에 친구 연습실에 잠깐 연기 연습하러 갔다가, 조그만한 새끼 고양이를 만졌어요. 30분 쯤 놀다가 집에와서 씻고 잠들었는데 갑자기 숨이 막히고 눈이 간지럽더라구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병원에 가야하나 망설이다가, 그 고통이 천식 환자의 고통과 완전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할 수는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경험을 연기에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연기적으로 얻은 게 있어서 다행이라고 하는 곽정욱에게서 배우의 프로의식과 한편으로는 무모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 역시 "저도 그 순간에는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 감정을 느끼는 제 자신이 변태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인정했다. 다행히 30분이 지나니까 알레르기 반응은 가라앉았다고.

그렇게 완성된 김현석의 최후는 곽정욱과 정경호의 연기, 그리고 편집 기법들이 더해져 실감나게 표현됐다. 중요한 장면인만큼 배우들도 이 장면 하나를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다리 위에서 그 장면이 대본과 조금 다르게 그려졌어요. 대본상에는 현석이가 태주에게 호흡기를 달라고 기어가서 매달리는 걸로 나와있었는데, 정경호 선배가 '그러면 현석이가 약하게 보일 것 같다'면서 '김현석은 마지막까지 매달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줬어요. 나중에 현석이 태주를 칼로 찌를 때 반전도 더 주기 위해서 태주가 던져주고, 스스로 호흡기를 줍는 걸로 바꿨죠. 이처럼 저 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도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 호흡이 잘 맞아서 좋은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곽정욱은 더욱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촬영 직전까지 숨을 참고 뛰어서 실제로도 피가 쏠리고, 어지러운 상태에서 촬영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쉽다'는 소리가 묻어나왔다.

"준비를 하면서 기대했던 것만큼 화면에 담기진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더 만힝 표현하고, 더 많이 보여지길 바랐죠. 그래도 보시는 분들이 실감나게 표현해줬다고 해서 감사했습니다. 나중에 또 이런 연기가 필요할 때는 친구에게 고양이를 하루만 현장에 데려와달라고 해야할까봐요. 하하."

그러고보면 앞서 '화이트크리스마스'라는 드라마에서도 귀가 안들리는 양강모 역을 맡아 실감나게 표현했던 그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더 어린 나이였지만 그 때도 곽정욱은 자신의 캐릭터를 진실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 배우였다.

"인공 와우를 빼면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인물을 표현해야했죠. 대본 지문에는 '와우를 뺀 채 혼자 앉아있는 강모'라고만 적혀있는데, 강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는 안들리는 채로 살아보고자 했어요. 귀마개를 하고, 헤드폰까지 끼니까 우주에 있는 것처럼 멍한 상태가 되더라구요. 귀가 안들리니까 모든 것들에 예민해졌어요. 촉각에 민감하고 시선이 불안해지는 걸 직접 느끼니까 캐릭터 표현에도 도움이 됐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후너스 엔터테인먼트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